2012년 윤미향,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 김○○씨, 아르바이트해서 나비기금에 출연”
김○○씨는 윤미향 남편 신문에도 홍보된 적 있는 尹의 딸...미담 전파 목적으로 쓴 듯
김복동 장학금 유용 사실상 실토...딸이 출연한 나비기금, 윤미향 개인계좌로 운영돼 논란도
윤미향 “김 할머니가 딸에게 용돈 준 것을 장학생이라 표현 한 것” 해명
일각선 “용돈 준 당사자 별세해 학비 출처에 대한 추가 해명 필요하다” 지적
회계 부정 의혹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의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딸 학비를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학금으로 낸 사실이 30일 확인됐다.
윤 의원은 8년 전인 2012년 3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으로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에 입학한 김○○씨,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 68만2785원을 나비기금 조성금으로 기탁하며 나비기금의 세 번째 출연자가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썼다.
윤 의원 남편 김삼석씨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의 2016년 2월 독주회 홍보글에 언급되기도 한 김모씨는 윤 의원의 딸이다. 윤 의원은 ‘김복동 장학금’으로 대학에 간 자신의 딸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나비기금에 보답했다는, 일종의 미담을 전파할 목적에 이 같은 글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2012년은 김복동 장학금이 없던 때다. 또 윤 의원은 자신의 딸이 존재 여부조차 불투명한 ‘김복동 장학금’을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김복동 장학금은 김 할머니가 2016년 5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5000만원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기부하면서 조성됐다.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 해명글을 올리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2월 3일 페이스북 글에서) 제 자녀를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이라고 표현한 내용은 ‘김복동 장학금’과 무관하다”며 “해당 표현은 김복동 할머니가 제 자녀에게 준 용돈이라는 의미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용돈’을 준 당사자 김 할머니가 작년 1월 별세해 윤 의원 딸의 학비 출처에 대한 진위는 명확하게 소명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페이스북 글에 언급된 ‘나비기금’도 윤 의원이 2012~2013년 법인 후원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에 윤 의원은 스스로 개인 계좌를 통해 모금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는지 나비기금이 만들어지고 1년 후인 2013년 6월 페이스북에 “나비기금 계좌번호를 윤미향에서 정대협 명의로 바꿨다. 그것이 투명해 보일 것 같아서”라고 했다. 결국 아르바이트해서 약 70만원을 나비기금에 기탁했다는 딸의 기부금도 윤 의원 개인 계좌로 들어간 것이다.
한편 윤 의원 딸 김씨는 2016년 2월 경희대 기악과(피아노)를 졸업했다. 김씨는 같은 해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한 대학에서 공부한 뒤 2018년부터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UCLA) 음대에 재학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윤 의원이 정대협의 기부금을 유용해 딸의 유학비를 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윤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갖가지 회계 부정 의혹을 해명하던 중 “딸 미국 유학에 소요된 자금은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 및 손해배상금에서 충당했고, 그 외 부족한 비용은 제 돈과 가족들 돈으로 충당했다”고 언급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