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윤미향,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 김○○씨, 아르바이트해서 나비기금에 출연”
김○○씨는 윤미향 남편 신문에도 홍보된 적 있는 尹의 딸...미담 전파 목적으로 쓴 듯
김복동 장학금 유용 사실상 실토...딸이 출연한 나비기금, 윤미향 개인계좌로 운영돼 논란도
윤미향 “김 할머니가 딸에게 용돈 준 것을 장학생이라 표현 한 것” 해명
일각선 “용돈 준 당사자 별세해 학비 출처에 대한 추가 해명 필요하다” 지적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각종 회계 부정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회계 부정 의혹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의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딸 학비를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학금으로 낸 사실이 30일 확인됐다.

윤 의원은 8년 전인 2012년 3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으로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에 입학한 김○○씨,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 68만2785원을 나비기금 조성금으로 기탁하며 나비기금의 세 번째 출연자가 되었습니다”라는 글을 썼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윤 의원 남편 김삼석씨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의 2016년 2월 독주회 홍보글에 언급되기도 한 김모씨는 윤 의원의 딸이다. 윤 의원은 ‘김복동 장학금’으로 대학에 간 자신의 딸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나비기금에 보답했다는, 일종의 미담을 전파할 목적에 이 같은 글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2012년은 김복동 장학금이 없던 때다. 또 윤 의원은 자신의 딸이 존재 여부조차 불투명한 ‘김복동 장학금’을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김복동 장학금은 김 할머니가 2016년 5월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5000만원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기부하면서 조성됐다.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 해명글을 올리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2월 3일 페이스북 글에서) 제 자녀를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이라고 표현한 내용은 ‘김복동 장학금’과 무관하다”며 “해당 표현은 김복동 할머니가 제 자녀에게 준 용돈이라는 의미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용돈’을 준 당사자 김 할머니가 작년 1월 별세해 윤 의원 딸의 학비 출처에 대한 진위는 명확하게 소명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페이스북 글에 언급된 ‘나비기금’도 윤 의원이 2012~2013년 법인 후원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에 윤 의원은 스스로 개인 계좌를 통해 모금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는지 나비기금이 만들어지고 1년 후인 2013년 6월 페이스북에 “나비기금 계좌번호를 윤미향에서 정대협 명의로 바꿨다. 그것이 투명해 보일 것 같아서”라고 했다. 결국 아르바이트해서 약 70만원을 나비기금에 기탁했다는 딸의 기부금도 윤 의원 개인 계좌로 들어간 것이다.

한편 윤 의원 딸 김씨는 2016년 2월 경희대 기악과(피아노)를 졸업했다. 김씨는 같은 해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한 대학에서 공부한 뒤 2018년부터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UCLA) 음대에 재학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윤 의원이 정대협의 기부금을 유용해 딸의 유학비를 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윤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갖가지 회계 부정 의혹을 해명하던 중 “딸 미국 유학에 소요된 자금은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 및 손해배상금에서 충당했고, 그 외 부족한 비용은 제 돈과 가족들 돈으로 충당했다”고 언급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