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천안함 폭침은 전쟁행위...사과와 배상해야”
“5.24 조치 제대로 집행 안 해 마피아 같은 범죄 가족집단이자 우상숭배 체제인 북한의 추가 도발을 불러왔다”

서해수호의 날 행사(VOA)
서해수호의 날 행사(VOA)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이 5.24 조치의 원인이 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북한의 사과와 배상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닌 한국을 직접 공격해 46명의 장병을 희생시킨 ‘전쟁 행위’로 규정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은 한국 장병 46명을 희생시킨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먼 전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천안함 폭침에 따라 시행된 5.24 조치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0일 “5.24 조치의 실효성이 상당부분 상실됐다”며 “남북협력추진에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5.24 조치는 남북교역 중단, 북한 선박의 한국 해역 운항 불허, 한국민의 방북 불허,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지원 사업 보류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다.

서먼 전 사령관은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의 행동은 실제로 변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제재를 면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한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갖고자 한다면 비핵화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나는 북한의 어떠한 변화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VOA에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행동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2010년 3월 26일 한국 초계함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전쟁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46명의 한국군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벨 전 사령관은 “뒤이어 북한이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를 공격해 한국인 4명을 숨지게 하고 여러 명에게 중상을 입힌 것은 한국 고유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VOA에 따르면 그는 “이 두 공격으로 인해 정당한 이유 없이 군함이 침몰하고, 군사 기지와 민간 시설이 파괴됐으며,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한국인의 국가적 자긍심과 애국심에 큰 타격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은 두 번의 터무니없는 공격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민에 적절한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통일부의 이 같은 평가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46명의 장병들에게 무례를 범하고 모욕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VOA는 전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은 범죄행위를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으며 5.24 조치는 오직 북한의 책임을 추궁하는 행동일 뿐”이라며 “5.24 조치가 사실상 실효성을 잃은 것은 한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마피아 같은 범죄 가족 집단이자 우상숭배 체제인 북한의 추가 도발을 불러와 한국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서글픈 역설은 5.24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 해도 북한으로부터 선의나 상호주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북한의 행동을 바꾸고 선의의 협상을 하도록 유도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개성공단기업협회와 금강산기업협회 등 24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5.24 조치 해제와 남북협력 전면 재개를 촉구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전·현직 정치인들도 통일부의 5.24 조치 실효성 상실 발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접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의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5.24 조치는 실질적으로 무력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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