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황남동 고분군 발굴조사 진행...120-2호분 조사에서 왕족 부장품 발굴
금동 신발 출토는 1977년 경주 인왕동 고분군 조사 이후 43년 만
중형분인 120호분에서 더 중요한 유물 출토될 가능성 있어

경주 고분에서 신라시대 부장품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특히 43년 만에 신라시대 금동 신발 한 쌍이 다시 출토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27일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조사에서 금동 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금동 신발이 출토된 것은 1977년 경주 인왕동 고분군 조사 이후 43년 만이다.

이번에 발굴된 금동 신발은 경주 대릉원 일원(사적 제512호) 내 황남동 120호분 남쪽의 120-2호분 피장자 발치에서 확인됐다. 신발 표면은 'T' 자 모양의 무늬로 투각됐으며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瓔珞·영락,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가 달렸다. 금동 신발은 지금까지 부장품의 일부로 실생활용이 아닌 의례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피장자의 다리 부분에서 허리띠 장식용 은판(銀板)을, 머리 부분에서 여러 점의 금동 달개를 수습했다.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측은 “피장자의 신분을 나타내는 부장품 중에서 금동 신발이 나온 것은 최고 계급인 왕족의 무덤일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금동 신발이 출토되면 금관, 은으로 만든 허리띠,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이 함께 나온다”며 “피장자 머리 부분에서 금동 달개 일부가 노출된 것으로 볼 때 금동관이나 새 날개 모양 관 꾸미개(冠飾·관식)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한다”고 말했다.

120-2호분 부장칸에서는 금동 말안장(鞍橋·안교)과 금동 말띠꾸미개(雲珠·운주) 등 각종 말갖춤(馬具·마구) 장식과 청동 다리미, 쇠솥, 다양한 토기류 등이 출토됐다.

120호 북쪽에 또 다른 소형분인 120-1호분에선 쇠솥과 유리구슬, 토기류가 출토됐다.

이처럼 중형분인 120호분 남북에 있는 이들 소형분에서 주요 유물이 나온 것을 볼 때 앞으로 120호분에서는 더욱 중요한 유물이 출토될 수 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중형분인 120호분을 후대에 소형분인 120-1호분과 120-2호분이 파고든 형태인데 이렇게 봉분을 파고들며 무덤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족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발굴조사단은 120-1‧2호분 조사를 마치는 대로 120호분도 본격 발굴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황남동 고분군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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