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세에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 나섰다는 관측
中 "재정적자 늘리겠다" 발표에 위안화 가치 하락했다는 평가도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1달러=7위안'을 뜻하는 '포치(破七)'는 위안화 가치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인 동시에 자국 기업 수출에 도움이 되는 의미로 풀이되기도 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270위안(0.38%) 오른 7.1209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28일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최근위안화 약세 흐름이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지만, 한편으론 한동안 잠잠했던 미중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된 직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상승을 사실상 용인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공세에 나섰지만, 올해 초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면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갔다.

최근 양국의 갈등은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에 이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중화권 주요 증시를 끌어내리는 등 공세에 나섰고, 이에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덧붙여 이번 위안화 약세엔 중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은 처음으로 구체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은 데 이어 지난 2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선 기존 2.8%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6%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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