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기 통일부 대변인 “5.24 조치, 남북 간 교류 협력 추진에 더 이상 장애 되지 않아”
文정권 통일부, 천안함 대북제재 사실상 폐기선언...남북경협 밀어붙일 듯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20일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시작된 5.24 대북제재 조치의 실효성이 사실상 상당 부분 상실됐다고 밝혔다. 천안함 5.24 대북제재의 폐기 선언으로 해석된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24 조치에 대해 “역대 정부를 거치며 유연화와 예외 조치를 거쳤고, 사실상 그 실효성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며 “정부는 5.24 조치가 남북 간 교류 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 대변인은 “앞으로 정부는 남북관계의 공간을 확대하고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5.24 조치는 이명박 정부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시행한 대북제재 정책으로 그해 5월부터 시행됐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협의 전면 금지, 북한 선박의 우리 영해 항해 불허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한 방북 금지와 북한에 대한 신규 투자 금지,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지원 사업 보류를 규정해 사실상 남북관계를 차단했다. 역대 정부를 거치며 일부 내용이 완화되긴 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해제·폐지되진 않았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예술단이 만경봉호를 이용해 우리 항구에 오는 등 문재인 정부도 당시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과 응원단의 방한을 위해 5.24 제재를 일부 완화했지만 ‘일시적·예외적 조치’임을 명확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가 “5.24 조치가 더 이상 남북 교류·협력에 장애가 안 된다”고 밝힌 것은 기존과 확연히 달라진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만큼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입장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