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2세 이용수 할머니, “성금이 모여도 위안부 단체는 할머니들에게 돈을 쓴 적이 없다”
“윤미향씨는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내가 윤미향 당선인 지지했다는 언론 인터뷰는 윤 씨가 지어낸 말”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인 ‘정의기억연대’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일마다 개최중인 ‘수요집회’에 대해서도 “없애야”
정의기억연대, “이용수 할머니께서 나이가 많으시고 심신이 취약해지신 상태...일종의 해프닝” 입장 표명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문제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소외된 채 조직 먹고 살기에만 혈안” 폭로한 바 있어...일각에선 “내분 아니냐” 분석도

1
이용수 씨.(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널리 알려진 이용수(92) 할머니가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며, 관련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개최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집회(소위 ‘수요시위’ 내지는 ‘수요집회’)의 중단을 촉구하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용수 할머니는 7일 오후 대구 시내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를 강력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집회가 학생들 고생만 시키고 푼돈만 없애고 교육도 제대로 안 된다”며 “다음 주부터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폭탄’ 발언도 내놨다.

‘수요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대해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돼 있으며, 지난 1992년 1월8일 첫 집회 개최 이래, 지난 30여년 간에 걸쳐 정의기억연대가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개최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내놓은 주장의 취지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이용당했다는 것이었다. 이 할머니는 “내용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례를 엮은 책이) 나와(출판돼) 판매되고 있다”,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는)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는 표현으로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를 맹렬히 비판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前)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향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였던 윤미향 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며 “윤미향 씨는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모(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지지하고 덕담을 나눴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모두 윤 당선인이 지어낸 말”이라는 표현으로 윤미향 전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또 “더는 어떤 단체와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 혼자서라도 위안부 역사관을 세워 선생님들의 자원봉사 등을 통해 한국 학생들과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옳은 역사를 가르치는 데에 전념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터져나온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과 관련해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표현으로 이 할머니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 사무총장은 또 이 할머니의 이번 기자회견을 주도한 측이 “보상을 앞세우는 입장이라, 피해자 인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와 대립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사무총장은 “할머니께서 나이가 많으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코로나) 이후 심신이 취약해지신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달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주장과 비슷한 주장을 한 바 있다.

지난 4월22일 대구 중구 소재 ‘희움 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이 씨는 “지난 수십년 간 국내를 비롯한 일본과 동남아, 미국까지 순회하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이끌어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단체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생계와 생존을 걱정해야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화해·치유재단’ 출연금 10억엔(円) 문제와 관련해서도 ‘위안부’ 단체들은 당사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일본의 재단 출연금 문제는 일본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에 있어 당사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지만 당사자들을 소외시킨 채 조직 먹고 살기에만 혈안인 점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간담회에 동석한 김우철 조선의열단 대구지회장은 “해당 단체의 정신대·성노예 명칭 사용에 대해서도 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께서 불만을 밝히고 있는 만큼, 할머니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김 지회장이 언급한 ‘해당 단체’는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이끌어 온 정의기억연대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