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실천에 속도내지 못한 건 '국제적 제약' 때문...마냥 기다릴수 없어"
"코로나 공동 대처로 시작해, 철도연결·이산가족 상봉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도 추진"

 

판문점 선언 2주년인 27일 오전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열고 "코로나19의 위기가 남북 협력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 과제"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공동 대처하는 협력에서 시작해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재난, 기후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등 생명의 한반도를 위한 남북 교류·협력이 적극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남북간 철도 연결을 위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겠다”며 “남북 정상 간 합의한 동해선, 경의선 연결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바꾸는 원대한 꿈도 남과 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부터 꾸준히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기도 하다”며 “남북 공동의 유해 발굴 사업은 전쟁의 상처를 씻고, 생명과 평화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뜻깊은 사업이므로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도 늦지 않게 추진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의 정상이 역사적 판문점 선언을 한지 2년이 됐다. 그때의 감동과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오가는 장면은 8000만 겨레와 전세계에 벅찬 감동을 줬고,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전쟁 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은 9·19남북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로 이어져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출발점이 됐고, 사상 최초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판문점 선언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문을 열었지만, 그로부터 지난 2년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한 기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다”며 “판문점 선언 실천을 속도내지 못한 건 결코 우리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여건이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순 없다. 우리는 현실적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 없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란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기본 정신도 연대와 협력”이라며 “남북이 함께 코로나 극복과 판문점 선언 이행에 속도를 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며, 상생 발전하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재추진 기념식을 열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등 남측 인사만 약 150명 모여 남북 철도 연결 희망 퍼포먼스와 공동식수 등 행사를 열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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