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보도, 조주빈 "사장님은 왼쪽? 오른쪽?" 손석희 "나는 중도인데..." 대화도 알려져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씨(24·구속)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손석희 JTBC 사장이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과 김웅 프리랜서 기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 줬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주빈씨는 대규모 성(性)착취물 제작·유통·판매 범죄인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주범이며 손석희 사장과 윤장현 전 시장, 김웅 기자에게 각각 사기를 쳐 총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동시에 받고 있다. 

(왼쪽부터) 손석희 JTBC 사장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사진=연합뉴스)

1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하반기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판매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을 함께한 사회복무요원으로부터 손 사장의 번호를 확보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손 사장이 2017년 4월 경기 과천의 한 교회 공터에서 낸 차량 접촉 사고와 관련해 손 사장에게 위조 합성사진을 보내면서, '내용을 내가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 처음 접근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조씨는 손 사장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고 난 이후에도 손 사장과 만남을 갖는 등 연락을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손 사장으로부터 윤 전 시장과 김 기자의 전화번호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김 기자에게 정치인 비위 내용이 담긴 USB를 넘기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받아냈고, 지난해 8월에는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 중이던 윤 전 시장에게 접근해 JTBC 방송에 출연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도록 손 사장에게 말해주겠다는 취지로 제안하며 수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당초 손 사장은 조씨를 자신과 가족을 위협한 '협박범'이라고 주장했었지만,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손 사장과는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만났다"고 친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조씨는 손 사장과 나눴다는 대화의 일례로 "손 사장에게 '사장님은 왼쪽(좌파)이세요, 오른쪽(우파)이세요'라고 물었던 적이 있는데, 손 사장은 '나는 중간(중도)인데, 왼쪽에서는 나를 오른쪽이라 하고, 오른쪽에선 나를 왼쪽이라고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신문은 조씨가 손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경위 관련 계좌이체 방식은 없었으며, 'JTBC 사장실 등에서 손 사장에게 직접 돈을 받거나 손 사장이 비서를 통해 내려보낸 돈을 조씨의 여자 친구와 지인이 받아 전달받는' 식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는 전언도 실었다. 조선일보의 수차례 해명 요구에 JTBC 측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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