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미국, 세계 무역전쟁 원하지는 않는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는 NAFTA 협상 카드로 쓰일 가능성 높아
게리 콘의 사퇴와 피터 나바로의 등장으로 한미FTA에 불리한 영향 미칠 듯

스티븐 므누신 장관(왼쪽), 게리 콘 위원장(가운데), 피터 나바로 국장(오른쪽)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나프타 재협상이 성공적이라면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관세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가 향후 하나의 협상의 카드로 쓰일 전망이다.

한편 게리 콘(보호무역주의 반대)의 사퇴와 피터 나바로(보호주역주의 옹호)의 등장으로 한미FTA 협상에서 미국이 더욱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하원 세출소위원회에 출석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방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미국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공정하게 경쟁하게 하는 것이 목적", "우리는 무역전쟁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므누신 장관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의 우선순위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재협상하고, 중국과의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관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분명하다. 미국 내 중국 기업들처럼, 미국 기업들도 중국에서 똑같이 사업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멕시코 및 캐나다에 대해 대규모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현재 재협상 중인 나프타는 미국 입장에선 나쁜 협정이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가 체결될 때에만 철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 정부의 수석 경제 고문으로 지휘자 역할을 해온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하며 아시아와 유럽등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게리 콘은 그동안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강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인물이다. '자진사임'이라는 배수진을 치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지만 결국 트럼프의 생각을 바꾸는데 실패해 최종 사임 의사를 밝혔다.

콘 위원장의 퇴진으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 정책국장이 실세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를 결정한 데에도 나바로 국장의 의견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바로 국장은 UC어바인대 교수 시절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 간의 무역 불균형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과거 하원의원 선거 등 3차례 선거에 출마했을 정도로 정계 진출에도 관심이 많은 '폴리페서'다. 

이처럼 백악관 내 강경파의 입지가 탄탄해지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이슈에서도 미국의 정책 노선이 한 층 과격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게리 콘의 사퇴와 피터 나바로의 등장은 이번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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