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수진, 민주당 영입 시절 명백히 '블랙리스트 판사'라 자칭, '사법개혁 적임자' 자임했으나"
"법관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수진' 없을뿐만 아니라, 법정 진술 보면 사법농단 피해자커녕 공범 가까워"
"양승태 前대법원장의 상고법원 반대했다지만, 실제론 로비 적극 관여 정황 등에 '양다리' 비난 나와"
"나경원은 내가 잡겠다"던 이수진, 정면반박대신 "고소장 준비 고생 많다...동작구민 만나겠다" 받아넘겨

제21대 총선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8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전임 대법원장 체제에서의 "블랙리스트 판사"라고 자칭해온 것에 대해 공직선거법 250조 허위사실 공표죄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부장판사직을 내려놓자마자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로 등장하게 된 핵심 명분 중 하나가 법적 조치로까지 공격받게 됐지만, 이수진 후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소장 준비까지 하느라 고생이 많으시다"며 "벌써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은 느낌"이라고 응수한 상황이다. 

제21대 총선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같은 여성 판사 출신 (왼쪽부터)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사진=연합뉴스)

앞서 나경원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수진 후보가 공직 선거 후보자로서 명백히 허위에 해당되는 내용의 주장을 반복함에 따라 선거를 어지럽히고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현저히 저해하는 등 중대한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이와 같이 고발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제기한 구체적 이유로는 ▲이 후보가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부에서 '법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주장하는 점 ▲이 후보가 본인이 양승태 체제의 '사법농단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점 ▲이 후보가 대법원 재판연구관 임기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대전지방법원으로 발령된 것이 '인사상 불이익 조치'였다고 주장하는 점 ▲이 후보가 본인이 부산과 울산 소년재판부 분리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주장하는 점 등을 들었다.

나 후보는 "이 후보는 최초 민주당 영입 인재로 입당할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무분담과 인사평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블랙리스트 판사가 됐습니다'라고 발언해, 명확히 본인이 블랙리스트 판사라고 주장했다. 또 그 주장을 근거로 본인을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내세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후 일부 매체가 '이 후보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의혹 보도를 냈음에도 이 후보자는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계속해서 '본인이 블랙리스트 판사가 맞다'는 주장을 반복했다"며 "본인 주장의 신빙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여러 반박이 제기되자, 갑자기 '한국일보 기사’를 변명거리고 삼고, '검찰 공소장에 없다고 해서 피해자가 아닌 것은 아니'라는 다소 궁색한 핑계를 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는 "법관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이 후보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재판연구관 임기를 못 채운 것도 업무역량 부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법정 진술과 언론이 보도한 업무 수첩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후보는 사법농단의 피해자는커녕 오히려 '공범'에 가까워 보인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주장했다.

특히 "상식적으로 이 후보가 정말 사법농단 피해자라면 어떻게 진보 성향 판사모임 학술대회 저지를 이 후보와 상의하고, 이규진 전 상임위원 업무수첩에 '이수진 생일', '이수진 수고비' 등의 내용이 적혀 있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이 후보 본인은 상고법원을 반대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양승태 대법원 측의 상고법원 로비에 적극 관여한 정황도 확인된다"며 "이 후보가 양승태 체제와 진보성향 판사모임 양쪽을 소위 '기웃거린' 양다리, 기회주의자라는 비난마저 듣고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같은 당 후보이자 이수진 후보와 깊은 관련이 있는 (동료 판사 출신) 이탄희 후보조차도 이수진 후보가 오히려 진보성향 판사모임 학술대회를 저지하려고 했는지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탄희 후보의 침묵과 답변 회피가 바로 이수진 후보의 거짓말을 입증하고 있다"고 겨눴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언행들을 '허위'로 단정하면서 "초창기에는 본인이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한 것이 단순 과장이나 실수 정도로 생각했는데 점점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으려는 모습을 보여 더 이상 이대로 지나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동작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상대 후보가 국민을 속이고 선거를 어지럽히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이수진 후보는 사퇴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후보는 자신의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 "상대후보께서 저를 고발하셨습니다. 선거운동 하느라고 바쁘실텐데 고소장 준비까지 하느라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우리 동작구민들이 진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라며 "벌써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은 느낌입니다. 더욱 열심히 동작구민들을 만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짧게 전했다. 예비후보 시절에는 "나경원은 이수진이 잡겠다"라고 강공을 폈던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전후로는 나 후보를 "싸움꾼"으로 규정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면서 '블랙리스트 판사 거짓말 의혹' 등에 대한 정면대응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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