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의 특별자금만 지원하기로...당장의 사업 유지 수준

파완 고엔카 사장 (사진: 연합뉴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사진: 연합뉴스)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기존에 밝혔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마힌드라는 "(우한폐렴 등으로 인한) 현재 현금흐름과 예상 현금흐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마힌드라 & 마힌드라'는 3일(현지시간) 특별이사회를 개최하고 쌍용차에 2300억원의 신규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노사가 향후 3년간 필요한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힌드라에 요청한 신규 자본 투입이 논의됐다"며 "이사회가 오랜 심의 끝에 현재와 예상 현금흐름을 고려해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는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마힌드라 경영진이 향후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마힌드라는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을 만나 한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산은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마힌드라는 230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언급하며 2022년까지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우한폐렴이 확산하면서 앞서 언급한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의 특별자금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업 유지만 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현재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819억원, 자본잠식률은 46.2%에 달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상황이다. 작년 말 단기 차입금은 2541억원, 장기 차입금은 1587억원이며 올 7월엔 당장 산은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7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도래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마힌드라가 투입하겠다고 밝힌 특별자금 400억원은 한 달 고정비가 500억원가량인 쌍용차에 대한 최소한의 투자라는 평가다.

마힌드라는 쌍용차가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이후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2011년 5225억원(지분 72.85%)을 투자했으며, 이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1300억원)를 통해 지분을 74.65%까지 늘렸다. 이후 2016년 티볼리로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9년 만에 첫 흑자를 냈으나 그 이후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마힌드라가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종업계인 제너럴모터스(GM)가 2018년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8100억원에 달하는 산은의 지원을 받아낸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GM은 산은의 자금 지원없이는 철수하겠다며 군산공장 폐쇄를 비롯해 부도신청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일각에선 최근 우한폐렴 사태와 자동차 업계의 불황 등으로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손을 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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