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잦은 막말로 4년 전 '김종인 비대위'서 현역 컷오프...최근 "3無 싸구려 구태 김종인, 내가 맡겠다" 도발
통합당 선대위 "지켜보는 마포주민과 국민들 정치혐오만 높아져...21대 낙선 준비하길"

제21대 총선 서울 마포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청래 전 의원이 3일 자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김종인 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본인 깡통이나 큰 걸로다가 준비하라"고 원색 비난을 퍼부었다. 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문재인 정권 3년간 경제 실정(失政)을 부각하고자, 문재인 대통령의 시장 방문 중 '(경기가) 거지같아요'라고 했던 한 상인의 말을 빌어 "거지같은 뿐만 아니라 지금 깡통을 찰 지경에 도달하고 있는 게 한국경제의 실정"이라고 개탄하자 나온 반응이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정청래의 알콩달콩'에서 김 선대위원장을 겨눠 "한치 앞을 모르시네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시는 볼 일 없을 겁니다. 굿바이 김종인~"이라고 비아냥대고, "마포는 정청래!"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2일) 김 선대위원장이 문재인 정권을 "무능에다 무치에다 무법이라는 3무(無) 정권"이라고 지칭하자 "철학이 없고, 양심이 없고, 자존심도 없이 이리저리 이름 팔고 다니는 3무 싸구려 구태 정치인"이라는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응수했다. 그러면서 "총선 끝나면 그 값싼 싸구려 이름조차 헐값에도 사겠다는 사람 없을 것"이라며 "굿바이 김종인! 마포는 정청래!"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서울 마포구을 21대 총선 후보), 김종인 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서울 마포구을 21대 총선 후보), 김종인 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정 전 의원은 앞서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최고위원 시절 '막말'이 연관 검색어로 붙을 정도로 구설에 자주 휘말렸던 인물이다. 막말의 화살이 당내로도 향해, 2015년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노(親노무현) 라인을 우회 비판하던 비노(非노무현)계 주승용 의원에게 "사퇴할 것처럼 공갈하는 것이 문제"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고, 당의 품위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의해 당직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은 사례마저 있었다.

이전에도 그는 상대 정파 정치인의 인명(人名)을 가지고 장난 치는 등 수차례 막말 논란을 빚었다. 지난 2012년에는 새해 사자성어로 '명박박명'을 올려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빨리 죽으라'는 취지의 저주를 퍼부었고, 2013년에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기간 댓글조작 의혹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바뀐 애는 방 빼"라며 비하했다. 

정 전 의원은 2015년 문재인 당시 새민련 대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자 두 전직 대통령을 유대인 6000만명을 학살한 나치(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 수괴 히틀러로 빗대는 극언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을 사과했다고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를 참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각종 막말 논란의 여파인 듯 정 전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 민주당에서 마포을 지역구 후보군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했었다는 '악연'도 재조명된다. 당해 3월18일 김 당시 비대위 대표는 "정 의원이 숙고 끝에 '백의종군'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는데, 이런 의사표시를 하는 분을 처음 봤다.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덕담했으나,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총선 승리 직후 자신이 동참했던 '더컷' 유세단을 치적하면서 "셀프공천에 이어 셀프대표는 처음 들어본다"고 김 대표를 공격해, 당권을 둘러싼 계파갈등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그는 추가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종인은 내가 맡는다. 아무도 건들지 마시라"라고 거듭 도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 선대위원장은 이날 통합당 정승연 인천 연수구갑 후보 선거사무실을 지원 방문한 가운데 스스로를 "머지 않아 세상을 등 지고 갈 나이"로 표현하고, "선거판에 뛰어든 이유는 나라를 구출하자는 일념 때문"이라고 밝힐 만큼 처연한 태도로 이번 총선에 임하는 모양새다.

다만 통합당 선대위는 이날 오후 임윤선 상근대변인을 통해 낸 논평에서 정 전 의원에게 "역시 '막말의 아이콘'답다"며 "21대 낙선을 준비하시라"라고 거듭 응수했다. 이어 "쏟아낸 말들은 차마 논평의 가치도 없어 일일이 열거하며 반박하지도 않을 테다. 다만 그가 왜 20대 총선에서 당내 컷오프 당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임윤선 상근대변인은 "당과 이념의 다름을 떠나, 기본적인 예의와 존중, 다른 이들과 함께 공존하는 능력과 상식의 결여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연히 21대 국회에서 보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며 "본인이야 20대 컷오프의 분노를 이런 식으로 풀면 그만이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마포주민과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혐오만 높아질 뿐이다. 마포주민의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비꼬았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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