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가계대출 모두 증가...대기업들은 회사채 만기 도래 대비해 은행에서 대출 늘려

사진: 연합뉴스 제공

3월 주요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이 전월대비 2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달 전월대비 약 5조원 증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4배로 증가한 수치이자, 관련 통계를 구할 수 있는 2015년 9월 이후 최대 규모 증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3월 원화대출 잔액은 1170조7335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8688억원 늘었다.

이는 올해 1월 원화대출 증가액 규모가 5조2775억원, 2월 5조532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로 급증한 수치다. 

원화대출은 전달과 비교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증가했다.

3월 기업대출은 13조4568억원으로 전월(3조6702억원)과 비교해 10조원가량 늘었다. 특히 이 중 대기업 대출은 8조949억원이나 늘었다. 

대기업은 통상 회사채를 통해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은행 대출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동안 대기업 대출의 증감 규모는 최대 2조원 안팎에 불과했다.

이에 업계에선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으로 대기업들이 만기 연장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이같은 현상이 생겼다는 진단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전월대비 5조3619억원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7755억원이나 증가했다. 은행권에서 우한폐렴으로 인한 피해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낮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6801억원 늘었다. 이는 2015년 11월(10조1822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의 최대치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에서 4조688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주택 구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려 전세자금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아가 우한폐렴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생활안정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신용대출도 3월에 2조2408억원이나 늘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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