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21대 총선 서울 강남병 지역구 '현역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기독자유통일당 입당선언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 "혁신공천 아닌 '차기 대선주자' 예스맨 선발 사기쇼 벌였다" 비난
"기독자유통일당, 지역구 선거서 우파정당끼리 표 갈리는 비극을 막겠다는 확고한 방침" 비례출마 전망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서울 강남구병 지역구에서 현역 컷오프(공천배제)된 이은재 의원(68)이 23일 탈당을 선언하고 기독자유통일당(대표 : 고영일 변호사)에 입당했다.(사진=연합뉴스, 기독자유통일당 로고)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서울 강남구병 지역구에서 현역 컷오프(공천배제)된 이은재 의원(68)이 23일 탈당을 선언하고 기독자유통일당(대표 : 고영일 변호사)에 입당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앞서 자유통일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결별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기존 기독자유당 측에 합류하면서 재편된 정당이다.

이은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통합당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위해 헌신하며 투쟁에 앞장선 저와 다른 의원들이 정당한 평가 대신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공천 배제되는 것을 보면서 통합당에 미래도 통합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그가 기독자유통일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등판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이 의원은 탈당 배경을 설명하면서는 "통합당 혁신 공천은 혁신이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를 위한 '예스맨'만을 선발하기 위한 사기였고 쇼였다"며 "통합당은 좌파 무능 정권의 종식을 위해 강하게 싸우기보단 알량한 차기 대권주자 사욕을 채우기 위해 당의 패권에만 몰두하는 희망도 미래도 없는 정당이 될 것이기에 탈당하고자 한다"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차기 대선주자'로 비꼬는 발언을 거듭했다.

그는 "10월 광화문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봤다. 반(反)조국 투쟁, 반(反)문재인 투쟁 선봉에 자유우파가 정치 주체로 나서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며 "남은 정치 인생을 이런 과업 실천에 걸기로 했고 오늘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하고자 한다"고했다.

기독자유통일당에 대해서는 "사회주의 반대 기독교인과 자유지식인의 연합체"라고 평가하며 "기독자유통일당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파정당끼리 표가 갈라지는 비극을 막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확인하고 그간 몸담았던 당을 부담 없이 떠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탈당 및 입당 선언을 직후에는 '비례대표로 출마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출마는 지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오늘 입당하니까 심사를 거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앞서 20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을 지역구로 재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으로 물갈이 대상이 됐다. 이 의원은 공천 탈락 후 "인간적으로 섭섭하다. 컷오프 대상이란 말도 없었다"며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었다.

한편 이 의원의 기독자유통일당행(行)을 두고 일각에선 정체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가 지난 2016년 12월9일 국회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 전 '박근혜 퇴진 서울대 동문 비상시국행동'이 발표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탄핵 찬반 명단에서 찬성파의 일원으로 거명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 의원은 '탄핵 정변' 초기 새누리당 내 비박(非박근혜)계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주도했던 별도 지도부 '비상시국위원회'에도 적극 동참했고, 2017년초 비상시국위 소속 의원들이 창당한 바른정당에까지 함께 몸담았다가 당해 5.9 대선을 약 2주 앞두고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인물이기도 하다. 전광훈 목사가 주도해온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장외 반(反)문재인 정권 투쟁 주체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비(非)타협 원칙을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이 의원이 정체성에 부합하느냐는 시비가 일 수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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