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언론 정치권 문화계가 부추긴 '광우병 소동'의 씁쓸한 기억
작년 쇠고기 수입량에서 미국이 호주 제치고 2003년 이후 13년만에 1위 탈환
'광우병 시위'에 참여했던 김미화도 자기 음식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사용

미국산 쇠고기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가 14년 만에 호주산을 밀어내고 국내 수입량 1위를 기록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좌파 세력 일각에서 부추긴 '광우병 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사실을 떠올리면 묘한 느낌이 든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작년 국내로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가 17만7000t으로 17만2600t을 기록한 호주산을 제치고 수입량 1위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수입량 3위는 뉴질랜드산, 4위는 캐나다산이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16년보다 13.5% 늘면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호주산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호주산은 2004년부터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의 1위를 지켜왔었다. 

미국산 쇠고기의 인기 비결은 '가성비'다. 한우와 품질 차이가 나지 않는데 가격은 훨씬 저렴해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국 소비자원이 전국 광역·특별시에 거주하면서 수입 쇠고기 구매 경험이 있는 20대 이상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실태 조사 결과 미국산 쇠고기의 저렴한 가격이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 ‘쇠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국내로 수입되기 시작한 미국산 쇠고기는 2003년 광우병 논란이 일어나기 전까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의 부동의 1위였다. 2003년 캐나다산 소에서 첫 광우병 사례가 발견되면서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같은 해 미국에 있던 캐나다산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견되면서 한국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언론 정치권 문화계의 일부 좌파 세력을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마치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는 식의 근거 없는 괴담이 확산됐고 이런 광우병 선동에 상당수 국민이 휘둘리면서 이른바 대규모 '광우병 시위'가 벌어져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도심 곳곳이 불법과 폭력이 난무했다.

당시 광우병 선동에는 연예인들도 가세했다.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키는데 적잖은 역할을 한 연예인 중에 개그맨 김구라, 가수 김희철(슈퍼주니어), 배우 이동욱 등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시위에 참가했던 개그맨 김미화는 얼마 전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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