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반어적 풍자하는 대자보 서울대·고려대에 1만장씩 붙여
“文대통령, 마스크 300만개 중국에 지원...질좋은 마스크 전부 중국에 양보하자”
“국민 건강따위 한중관계 비하면 전혀 중요치 않다” 등 7개 강령 대자포에 적혀
다른 대학 100여곳에도 개강 시기에 맞춰 붙일 계획

우파성향 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부실 대응을 반어적으로 풍자하는 대자보를 대학가에 게재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다른 대학에 계속 대자보를 붙일 계획이다.

전대협은 24일 ‘깨어있는 학우들의 코로나 대응강령’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서울대와 고려대 등에 각각 1만장씩 게시했다.

전대협은 “최근 학내 극우세력이 무분별한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중국에 대한 혐오감정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에 전대협은 다음과 같은 행동강령을 전국 100개 대학에 게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학내가 어수선하다. 겁이 많은 학교 측은 지레 겁을 먹고 새터(새내기배움터)와 OT는 물론, MT까지 취소했다”며 “(그러나) 우리들의 젊음 앞에 코로나 정도는 봄날 꽃가루에 이는 재채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작성한 대자보에는 “대통령께서 하시는 말씀에 의심을 가지지 말자”고 적혀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암시돼 있다. 이들은 “대통령께서는 300만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하는 위대한 인도적 결단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질좋은 마스크는 전부 중국에 양보하자. 국민의 건강따위는 한중관계에 비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로 대통령을 음해하는 자는 무조건 적폐극우 학생들이다. 이들에게 잔혹한 보복을 가하자” “대통령 말씀에 의심을 갖지 말자. 그 분은 대가리가 깨져도 항상 옳다”는 내용 등 7개 강령이 적혀 있다.

전대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국민과 대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 또는중국인 입국 금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이런 상황이 불거졌다고 생각한다”며 “개강 시기에 맞춰 전국 대학들에 (추가적으로) 붙일 계획”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지난 1987년 해체된 좌파성향 단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이름을 따왔지만 성격과 행보는 전혀 무관하다. 지난해 4월에는 김정은의 서신 형태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경찰 조사를 받았다. 또 지난달 10일에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영화 ‘어벤저스’ 악역 캐릭터인 타노스를 합성해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문제 삼은 전단지 수천장을 뿌려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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