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다중 밀집 행사 자제하고 결혼-장례식중 가급적 식사제공 말아달라...식사 통한 감염사례 많아"
신종플루 이래 10년3개월여 만의 위기경보 '심각' 격상조치...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2월23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중국발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를 태운 구급차들이 줄지어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격리 공간 부족 등 문제가 드러나자 이튿날(24일)까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248병상)과 대구의료원(239병상) 2곳에서 487개 병상을 확보해 활용할 방침이다.(사진=연합뉴스)
2월23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중국발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를 태운 구급차들이 줄지어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격리 공간 부족 등 문제가 드러나자 이튿날(24일)까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248병상)과 대구의료원(239병상) 2곳에서 487개 병상을 확보해 활용할 방침이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이 현재 중국발 '우한 폐렴'(코로나19) 국내 확산 상황을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는 초기단계'로 보고,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는 동시에 대구 거주 시민들에게 앞으로 2주간 외출 자제 및 이동 제한을 요청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을 치르더라도 식사 제공은 되도록 하지말라는 지침 등이 나왔다.

정부는 23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열고 감염병 위기경보 조정과 코로나19 방역 대응 상황 및 향후계획 등을 논의했다. 내부 논의와 함께 질병관리본부 '위기평가회의'를 통해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현재 '경계'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설치하기로 했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뉘는데 정부가 심각 단계를 선포한 건 2009년 11월3일 이른바 '신종 플루' 확산 이후 10년3개월여 만이다. '심각' 단계에서 정부는 코로나19의 해외유입차단, 환자 발견 및 접촉자 격리 등 봉쇄정책을 실시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확산 차단 및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지속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우선 대구 지역 시민들에게는 앞으로 최소 2주간 자율적 외출자제 및 이동 제한과 증상이 있을 경우 선별진료소 등을 통한 검사를 요청했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본부장은 확대 중수본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정부는 대구지역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관리하며 '심각' 단계로 위기경보를 상향 조정하는 등 비상한 각오로 과감한 방역조치를 실시하는 중"이라며 "최소 2주간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등 이동을 최소화해 달라"고 했다.

아울러 기침, 인후통, 오한 등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이 있는 경우 병원을 방문하는 대신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나 보건소에 먼저 상담을 한 후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받기를 권했다.

대구 지역을 방문한 타 지역 거주자에 대해서도 대구지역에 준해 외출을 자제하고 유증상시 신속하게 검사받을 것을 요청했다.

또 좁은 실내공간에서 개최되는 행사나 다중이 밀집하는 행사는 자제하고 특히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선 가급적 식사 제공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감염사례에서 식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큰 편"이라는 것이다.

사업주에 대해서도 노동자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진단서 없이 병가를 인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중증도가 낮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빠른 치료를 위한 전담병원을 지정하고 병상을 확보하기로 했다.

일주일 이내 각 시도별 감염병점담병원을 지정·소개하고 대구 지역 확진자를 위해 1000병상 수준의 병상을 추가 확보함과 동시에 전국적으로는 1만병상 수준의 치료병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각 시도별로 의약단체를 통해 경증 호흡기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조기진단 및 검체 채취,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인력 확보를 요청하고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정부는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4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경계'로 격상한 바 있다. '주의' 격상 이후 35일째, '경계' 격상 이후 28일째 만의 격상이다. 이번에 설치되는 중대본 본부장을 국무총리가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대본은 2차장 체제로 1차장 겸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아 방역 업무를 총괄하고 2차장 겸 범정부대책지원 본부장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조 등을 지원한다. 대신 정부는 기존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 중심의 방역업무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중앙사고수습본부(보건복지부) 체계의 틀은 유지하기로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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