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17개 시도 전역에서 우한폐렴 확진자 나오자 오후 9시 대국민담화
"국무총리로서 심려를 끼쳐 국민에게 송구하다" 사과 표명
"종교집회 등 다중밀집 행사 자제해달라"...우파단체 광화문광장 집회 등 겨냥한 발언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나 감염병 위기경보 격상 조치 등은 일절 언급 안해

우한폐렴이 17개 시도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정 총리는 심려를 끼쳐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중국인 입국제한 확대 등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종교집회 등 다중밀집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9시 대국민담화에서 “정부는 감염 진행 상황이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과 세종에 이어 울산에서도 이날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오면서 17개 시도 전역에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되자 뒤따른 정부 입장이다.

정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무총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국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해가는 시점에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를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종교활동이 이뤄지는 주말을 하루 앞둔 발언이다.

정 총리는 야당이 요구하는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나 현재 ‘경계’ 단계인 감염병 위기경보 격상 조치 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정 총리는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우파단체의 광화문광장 집회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을 이어 나갔다.

정 총리는 우한폐렴에 대해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격리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우리의 선진 의료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그동안 감염병 대응 경험도 충분히 축적돼있다”고 강조한 정 총리는 “정부의 노력과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이번 코로나19 역시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총리의 대국민담화는 야당과 전문가들이 제언한 실질적 조치에 관련한 언급은 일절 없이 국민들의 생활 수칙과 활동 자제 등을 당부한 것이어서 정부 대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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