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53% 관세 언급했던 美, 최악은 아니지만 수출 악영향 불가피"
중국, 미국 통상압력에 즉각 반발… 한국-일본 정부도 대책 회의 준비
트럼프 "미국의 무역 적자 해결을 위해서는 무역 전쟁도 좋은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 및 알루미늄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0%의 관세 부과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 및 알루미늄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0%의 관세 부과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제공)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하는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업계 대표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국의 공장과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을 장기간 규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최종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할지 아니면 일부 국가를 제외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파장이 예상되는 각국 정부가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해 언급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무역을 통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힌 중국이 가장 먼저 미국의 결정에 대해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규제는 WTO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중국 기업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 미국의 방식에 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권리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일본도 미국의 이번 결정이 자국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일본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은 미국 국가 안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하고 있는 캐나다 역시 불안감을 드러냈지만 미국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캐나다 철강업계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캐나다, 브라질에 이어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정부는 현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진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실무진 회의 등을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발언의 배경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에 머물며 정치권, 재계, 행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최근 통상 현안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산 철강에 대해 53%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미국 상무부가 밝히면서 불안에 떨었던 국내 철강업계는 25%라는 관세율이 정해지면서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53%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25%의 관세도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철강 업계는 최근 미국과 개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서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예정이다. 철강은 한·미 FTA 이후 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 등을 발동하면서 한국의 전자업계 압박을 예고한 바 있다.

우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미국의 강력한 통상압력에 대한 두려움과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역 전쟁이라도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강력한 통상압력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라며 '전쟁에서는 크게 승리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상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0.79포인트(0.86%) 내린 2,406.57에, 10.66포인트(1.24%) 내린 846.40에 개장했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상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0.79포인트(0.86%) 내린 2,406.57에, 10.66포인트(1.24%) 내린 846.40에 개장했다.(연합뉴스 제공)

 

미국의 통상압박이 공식화되면서 코스피가 2일 장 초반 30포인트 넘게 하락해 2,400선을 내주고 2,390선도 위협받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23포인트(1.52%) 떨어진 2,390.85를 나타냈다.

오후 3시 장을 마감한 코스피는 2,404.25를 나타내며 전 거래일보다 23.11(0.96%)포인트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등을 포함한 수입산 금속제품에 대한 관세 조치를 발표하면서 타격이 예상되는 운송장비(-2.95%)와 철강·금속(-2.87%)의 지수 등이 가장 큰 등락폭을 보였다.

미국의 고용률 등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스피에 투자된 해외 자본이 대규모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압박을 공식화하면서 추가로 떨어지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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