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 中 우한에서 일하다가 지난 22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55세 남성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인
입국 당시 열감시카메라 통해 발열 증상 관찰돼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이틀만에 ‘확진’ 판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반적인 감기 증상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 변종...WHO, “전파력은 ‘사스’보다 낮지만 ‘메르스’보다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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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소위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중간경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위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두 번째 확진 환자가 24일 확인됐다. 55세의 이 남성은 ‘우한 폐렴’의 발상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省) 우한시(市)에서 지난해 4월부터 일하다가 지난 22일 중국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두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남성은 지난 10일 ‘목감기 증상’을 처음으로 느꼈다. 이후 ‘몸살’ 등 증상이 심해지자 지난 19일 중국 내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당시 체온은 정상이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3일 뒤인 22일 중국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우리 방역당국은 열감시카메라를 통해 해당 남성으로부터 발열 증상(37.8도)을 확인했고, 인후통(咽喉痛·목구멍에 생기는 통증) 외 다른 호흡기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 당국은 “발열(發熱)은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의 예후(豫後·의사가 환자를 진찰함)가 아직 정확하지 않아, 우선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보건당국은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이들에게서 별다른 증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관할 보건소를 통해 2주간의 ‘능동감시’를 진행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능동감시’란 발병 가능성이 있는 자들을 자택에 격리 후 매일 증상을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보건당국은 두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이 환자가 중국 상하이를 거쳐 귀국하는 과정에서 총 69명이 해당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귀국편 항공기에 동승한 인접 승객 56명 ▲자택 이동시 이용한 택시의 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환자의 이동 동선에 대한 ‘폐쇄회로TV’(CCTV) 조사 등을 추가로 진행 중이어서 접촉 인원은 늘어날 수 있다”며 “환자와 가장 오래 접촉한 가족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모티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접촉자의 노출시간, 접촉방법 등을 판단하는 역학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정 본부장은 “감염경로는 지속 조사해야 한다. 파악을 더 해야 하겠지만, 사람 간 전파로 확산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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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예방 수칙.(이미지=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는 또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지역 간 이동과 중국 방문객 증가에 대비해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할 경우, 야생동물 및 가금류(家禽類·집에서 기르는 새) 접촉을 피하고, 감염 위험 큰 시장(市場)과 의료기관 방문은 자제할 것이 권장되고 있다. 또 발열,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말아야 하며, 국내 입국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성실히 작성하고,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호흡기 증상이 발생할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감염병 예방과 관련된 행동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 등이 권장되고 있다. 또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여행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의료기관의 경우, 호흡기 질환자가 내원하면 문진(問診·의사가 질문을 통해 환자를 진찰함)과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을 통해 중국 우한시 여행 이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의심된다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신고해야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의 24일(스위스 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상기도(上氣道·기도의 위쪽) 감염의 주된 병원체로, 환경 변화에 매우 잘 적응해 다양한 변종이 빠르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종류마다 백신을 개발하기 매우 어려운 탓에 이 바이러스는 대규모 호흡기 증후군의 유행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소위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이다.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일에서 14일, 평균 7일로 파악되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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