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중국의 협조 없이 북한문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

미국이 중국에 대북 제재 이행에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 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에서 중국의 역할을 인정하면서 이와 관련한 제재 이행 등 세부 사항에서는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 주 발표된 미 재무부의 대북제재와 관련해 이 관리는 “특정 국가에 북한 노동자 다수가 있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제재의 관점에서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며 이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 관린의 발언은 중국 정부의 북한 노동자 송환 조치 불이행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랜달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중국 영행에서의 선박 대 선박 간 불법 환적이 지속되는 등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도 지난 16일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관의 전화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들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북한 노동자 송환’과 ‘불법 환적’ 등 중국의 미흡한 대북제재 이행을 지적한 것은 그만큼 이 두 분야가 대북제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VOA는 전했다.

VOA는 “특히 미국정부가 ‘중국’을 언급한 것은 대북제재 이행에 있어서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상 서명식에서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미국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미국을 돕고 있다”며 “중국이 도울 수 있는 많은 부분에서 미국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이은 오찬에서도 “앞으로 북한문제에 대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13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강연에서 북한 핵 문제는 미국 혼자서는 풀 수 없고 특히 중국 정부의 관여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상반된 인식을 보이는 것은 북한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을 인정하기도 하고 지적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해석했다.

매닝 연구원은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기로 마음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만큼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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