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법조인들 우려, 비판 알면서도 굳이 이런 입장 내...변협이 자존심・권위・회원들을 위한 생각 모두 버렸다"

윤석열 검찰총장(우)과 이찬희 변협회장(좌).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우)과 이찬희 변협회장(좌). (사진 =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부의 ‘2차 검찰 대학살’ 인사에 대해 “대한변협 선정 우수 수사·공판 검사를 대거 중용했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대한변협은 23일 입장문에서 “대한변협이 선정한 2018년 우수검사인 최혜경 검사 외 3명과 2019년 우수검사인 남상오 검사 외 3명에 대해 희망지 등을 보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우대했다”며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평가 결과를 대폭 반영한 인사를 환영한다. 앞으로도 인권보장과 변론권 확대를 위해 마련된 객관적·합리적 검사 평가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는 이날 문재인 정권의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모두 교체하면서 수사팀을 사실상 와해시켰다. 법무부는 지난 8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낸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검찰 직제개편을 통해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도록 했다. 자신들에게 칼을 겨눈 검찰을 무력화하는 안을 속속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변호사들 사이에선 변협이 ‘회원들의 기구가 아닌 정권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이사로 활동했던 김정철 변호사는 “형식은 변협이 선정한 우수검사 이야기로 포장했지만, 전무후무한 법치주의 후퇴를 야기한 이번 인사에 대해 많은 법조인들이 우려와 비판을 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이런 입장을 내는 것은 대한변협이 회원들의 기구가 아닌 정권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수처장 임명시 대한변협회장이 어떤 입장을 낼 지 이미 예상이 된다. 변협이 자존심도, 권위도, 회원들을 위한 생각도 모두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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