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靑경제수석 "지난해 2%성장 안 될 거라는 회의론에서 보면 '깜짝 성장'"
민주당 "2% 성장을 기록한 건 선방한 것"...홍장표 "소득주도성장 성과 가시화"
전문가 "2% 중 1.5%p는 정부 세금으로 성장...시장경제 아니라 '국영경제' 됐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21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이어지던 2009년 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았는데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선방을 했다는 식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2% 성장을 놓고 “깜짝 성장”이라고 말해 전문가들의 비판이 줄을 잇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한국 경제가 2% 성장에 그쳤다는 소식에 한결같이 “선방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의 경제 도발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는데 2% 성장을 기록한 건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어려운 시기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합심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라는 민심과 동 떨어진 평가도 내렸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매우 어려운 국제 경제 환경에서 우리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 2%를 지켜낸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박광온 최고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정체하거나 하향되는 상황에서 2.01% 성장률을 지킨 것은 선방한 것”이라고 동조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같은날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2%가 안 될 거라는 회의론이 있었다는 점을 보면 '깜짝 성장'”이라고 호평했다. 이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만들어낸 홍장표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도 같은날 토론회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가 최근 들어 가시화하고 있다”는 낙관론을 견지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을 선동하기 위한 정부여당의 터무니없는 궤변에 지친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학계와 국제기구에서의 경험 등을 두루 갖춘 경제 전문가는 “국민들을 향해서 경제부총리는 시장의 우려를 차단했다고 하고 경제수석은 선방했다고 한다. 이 사람들 어디서 배워먹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어 “2% 중 1.5%p는 정부가 뿌린 세금으로 성장했고,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는 겨우 0.5%p”라며 “경제성장의 70%를 세금 걷어 한 것이니 우리 경제는 이제 더 이상 시장경제가 아니라 ‘국영경제’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이 경제성장률의 지속적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당청은 “국민과 정부가 합심해 2%를 지켜낸 것”이라는 등의 감성적 호소에만 매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소주성에서 재주성(재정주도성장)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 이미 올해 예산 집행에서도 속도전을 강조한 민주당은 재정 추가 투입을 과감히 실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총선 공약 역시 선심성 현금 살포 등 대규모 예산 투입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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