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검사장급 인사 이어 검찰 중간간부 인사 나서...檢 반발에는 "인사권 행사 차원" 일축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민변' 출신 최강욱 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여권발 방송장악 논란에 휩싸인 공영방송 KBS에서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를 맡은 바 있다.(사진=KBS)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민변' 출신 최강욱 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여권발 방송장악 논란에 휩싸인 공영방송 KBS에서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를 맡은 바 있다.(사진=KBS)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에 대한 비리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인사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청와대에서 일부 검찰 중간 간부에 ‘사상검증’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변 출신 최강욱 비서관이 총괄하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는 최근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인 검찰청 부장검사급 인사(사법연수원 29~30기)들을 상대로 전화 검증을 했다. 질문 내용은 ‘이석기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공안 사건과 관련한 것이었다고 한다. 전화를 받은 검사들은 ‘사상검증을 하는 거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는 지난 8일 정권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검사장급 인사에 대거 ‘학살’을 저질렀던 바 있다. 법무부는 앞서 지휘부뿐 아니라 중간간부 인사까지 설 연휴 전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자신들에 칼을 겨눈 검찰에 보복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혐의를 받는 최 비서관이 아직도 총괄하고 있다. 수사 대상인 그가 검찰에 사상검증을 벌인 것이다. 

정부여당이 소위 ‘검찰개혁’을 앞세우며 부장검사급에까지 인사검증을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몇몇 검사들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호남 등 특정 지역 출신 인사에 대해서는 ‘어디 가고 싶으세요’ 등 편파적인 질문을 했다는 증언도 전했다.

검찰 내에서는 청와대와 법무부의 이같은 행동에 반감을 느끼고 사퇴하는 인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사퇴했던 김웅 전 부장검사도 사퇴 전 청와대로부터 ‘다음 주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 반발에도 청와대와 법무부는 “사전에 본인들로부터 검증 동의를 받고 인사권 행사 차원에서 진행한 절차”라며 문제제기를 일축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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