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방문 중인 조셉 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는 지난 15일 "(북한에 대한) 제재와 함께 우리는 직접적인 외교를 실행해야 한다. 이것이 '압박과 관여'라는 기조에 기반을 둔 정책이다. 우리는 압박과 외교에 관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방콕에서 기자회견하는 윤 대표(연합뉴스).
태국을 방문 중인 조셉 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는 지난 15일 "(북한에 대한) 제재와 함께 우리는 직접적인 외교를 실행해야 한다. 이것이 '압박과 관여'라는 기조에 기반을 둔 정책이다. 우리는 압박과 외교에 관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방콕에서 기자회견하는 윤 대표(연합뉴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돌연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였던 윤 대표의 퇴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 강경론이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CNN, 워싱턴포스트(WP)등 미국 언론은 26일(현지시간) 윤 대표는 오는 3월 2일을 마지막으로 국무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CNN에 “이 시점에서 은퇴하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내 결정”이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아쉽다면서도 사임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윤 대표가 개인적인 이유로 은퇴를 결정하게 돼 유감”이라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만한 대화 개시에 동의할 때까지 북한 고립을 위한 최대한의 압박에 근거한 외교적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셉 윤 특별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1985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정무참사관과 정무공사로 두 차례 근무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맡아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했다. 2013년부터 주 말레이시아 미국 대사를 지냈으며 2016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대표 및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북핵문제 해결을 모색해왔다. 그해 6월엔 평양을 방문해 북한당국에 의해 강제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그는 북한이 60일 간 도발하지 않으면 북미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등 국무부 내 대표적인 대화론자로 꼽힌다.

윤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두고 추측이 분분하다.

WP는 윤 대표는 꾸준히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하며 대북 관여정책을 주장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북 정책에 의해 좌절됐다고 지적했다.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 민타로 오바는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에 “윤 대표는 외교해법을 선호했고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대북 강경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을 원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3개월이 지나도록 주한 미국대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내정자로 알려졌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달 낙마했다. 주한 미국대사에 이어 대북정책 특별대표까지 미 정부의 주요 한반도 안보라인 두 자리가 모두 공석인 셈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업무는 당분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키워드
#조셉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