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역적 안보위기 올 것 같아 연구실에만 있을 수 없었다" "민주정부라면 해선 안될 위선적 행보" 비판하며 정치입문
"국립외교원 교수 때 TV토론서 한국당 패널 옆 앉았다고 靑비서관이 외압...직권남용 적폐청산한다던 정권 이중성" 토로
"이땅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정착시키기 위해 헌신하겠다...니편 내편 싸움장 아닌 전문가들 토론장 되는 국회 만들 것"
황교안 "신범철 박사, 안보영역 아주 해박해 국민들의 잠자는 안보의식 깨워줄 수 있는 인재" 영입행사서 '민평론' 선물

자유한국당이 안보전문가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법학 박사)을 제21대 총선 5호 영입인재로 발표했다. 그가 해마다 언론에 수천건 인용되는 저명한 전문가라는 점은 물론, "문재인 정권의 외교분야 블랙리스트 피해자"라는 점에서 영입 대상이 됐다.

한국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염동열 의원)가 주관하는 2020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고 신범철 박사를 소개한 후 "대한민국이 직면한 엄중한 외교안보상황에서 올바른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정부의 잘못된 행동을 견제함으로써 21세기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비하는 정책과 법률을 입안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월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2020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올해 5호 영입인사인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가운데)에게 '민평론'과 한미동맹 상징 배지, 꽃다발 등을 선물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보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만 49세의 신 박사는 충남 천안 북일고·충남대 법대 출신으로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교부 정책기획관,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 공직을 역임했고 국립외교원 교수,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북한군사실장 등을 맡아 외교안보 관련 연구·강의활동을 이어왔다. 그밖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등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인재영입위는 "신 박사는 정부기관 및 민간분야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2018년 총 2119건, 2019년도 총 3298건의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다"며 "그는 문재인 정권의 외교분야 '블랙리스트' 피해자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영입위 자료에 따르면 신 박사는 정치 입문을 결정한 계기는 두가지가 있다며 "먼저 우리나라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지금 외교환경이 어려운데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 바라기' 식 편향외교만을 지속하고 있다"며 "북핵을 어떻게 폐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임기 내 대화와 교류협력만 이어가면 된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불가역적 비핵화'가 아니라 '불가역적 안보위기'가 올 것 같아 연구실에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의 이유로, 문재인 정권 블랙리스트로 인사 외압을 당한 과거를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의 혜택이 특정 정파의 독점물이 아닌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신 박사는 "2년 전인 2018년 1월13일 당시 저는 국립외교원 교수였고, 모 방송국 TV 토론에 나갔다. 방송국의 진행에 따라 전직 한국당 의원 옆에서 토론했다. 좌석배치 때문에 더 발언을 조심했고,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도, 다음날 청와대 모 비서관이 국립외교원장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이후 저는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 당시는 적폐청산을 외치며 '직권남용'으로 지난 정부의 공무원들을 형사처벌하던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권한도 없는 청와대 비서관이 압력을 행사하는 이중성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문가로서 할말을 못하고 침묵해야 한다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저는 사랑하는 직장을 그만두었다"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제 (비서관의 외압) 이야기를 '국립외교원 S'로 다룬 모 언론사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등 '민주정부라면 해선 안 되는 위선적 행보를 이어갔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과거는 묻었지만 이제 이런 낡은 정치는 바꿔야한다고 생각했고, 보장된 경력을 버리고 용기를 냈다"며 "저는 정당인으로서 한국당이 전문적인 정책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저는 정치인으로서 이 땅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헌신하겠다. '내편 네편'이 아닌 모두에게 공정한 사회, 싸움장이 아닌 전문가들 간의 토론장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이 길을 일탈하면 언제라도 저를 질책해주시면, 겸허히 수용하며 스스로를 바로잡고 오직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신 박사에게 당의 외교안보 정책 대안집인 민평론(民平論·국민중심평화론)을 선물했다.  한국·미국 국기가 그려진 배지도 직접 가슴에 달아줬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의 안보가 무참하게 무너져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나라를 지킬 것인가 한국당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신 박사는 안보 영역에서 아주 해박하고 설명도 잘해서 국민들의 잠자는 안보 의식을 깨워줄 수 있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이 행사에서 "(그동안 언론보도 인용으로) 제 목소리를 많은 사람이 경청해주셨는데 제가 정치함으로써 '너무 정파적 의견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까 봐 큰 부담이 됐다"면서도 "그럼에도 정치를 선택한 건 (국가안보의) '위기'와 (문재인 정권의) '위선'이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정치 입문 취지를 재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는 외교 정책의 방향성을 잃고 넘어선 안될 선을 넘는 것 같다"며 "(지난해 11월초 자행한) 탈북자 강제북송과 엄중 상황에서의 금강산 개별 관광 (강행 추진) 등"이라고 즉석에서 문제성 정책을 진단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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