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협의체 구성 시기나 공개여부 등은 양당간 충분히 조율"...혁통위원 2인 중 대표의원 결정키로
당일 오전 "한국당 오늘까지 협의체 거부하면 자강의 길 가겠다"던 새보수, 100분 뒤 기자회견으로 화답
한국당, "안철수뿐만 아니라 전진당이나 우리공화당과도 개별 통합협의체 논의 가능" 방침도
하태경 "유력정당 중에선 한국당과 새보수 중심일 수밖에"...'김형오 공관위' 출범에 "협의돼야 한다" 제동
혁통위에 전날 중앙당 창당 완료한 이언주 전진당 대표 합류...김근식, 안철수에 합류 촉구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20일 양당 간 통합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동의하는 대외 발표를 주고 받았다. 한국당은 설 연휴 전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회동도 추진키로 했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도 양당 간 협의체가 앞으로 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간 설 연휴 전 만남 역시 "실무적으로 논의해나가겠다"(김상훈 의원)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날 오전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공동대표가 "한국당이 오늘까지 양당의 통합협의체를 거부하면 새보수당은 자강의 길을 가겠다"고 '최후통첩'을 하자 나온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이 1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로운보수당이 제시한 통합을 위한 양당간 협의체에 공감한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양수 의원, 박 사무총장, 김상훈 의원.(사진=연합뉴스)

다만 박완수 사무총장은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시기라든지, 협의체를 공개할지 비공개로 할지 등의 부분에 대해선 양당 간 내부적으로 충분히 조율해 진행할 생각"이라고 언급해, 양당간 통합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원칙적 공감대만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과 이양수 의원이 혁신통합추친위원회(혁통위) 논의에 (위원으로서) 계속 참여할 것이고, 양당 협의체가 구성되면 두 명 중 한 명이 새보수당과의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투 트랙' 입장을 유지했다.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혁통위 제5차 회의에서 김상훈 의원도 "혁통위가 통합을 위한 제반 논의를 녹여내는 기본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정당 간의 필요한 논의에 대해서는 정당 관계자들이 진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비슷한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새보수당 측 하태경 책임대표는 박 사무총장 기자회견으로부터 1시간 40분 뒤 같은 장소에서 회견을 열고 "한국당의 화답을 환영한다"며 "양당 협의체를 통해 혁신통합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소위 통합논의의 '불씨'를 살렸다.

하 책임대표는 "삐걱대던 통합열차가 순항하게 됐다"며 "속도도 좀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새보수당은 21일 회의를 통해 대표자를 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양당 통합협의체를 새보수당 뿐 아니라 다른 통합 주체들과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사무총장은 "안철수 전 의원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전진당)이나 우리공화당 쪽과도 개별 논의가 가능하다"며, 새보수당과 서로 거부감을 표하는 우리공화당이 여전히 통합 대상이라고 언급했었다.

이에 대해 하 책임대표는 "우리공화당 뿐 아니라 다른 세력도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면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유력 정당 중에서는 한국당과 새보수당 두 당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 책임대표는 한국당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해 공천 준비에 나선 것을 중단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의 당이 되는 과정에서 공천 문제는 협의가 돼야 한다"고 반응했다. '공천은 당 대 당 통합기구에서 밀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아무래도 그렇게 안 되겠느냐"고 개입 의사를 밝혔다.

전진당 4.0 이언주 대표가 1월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김상훈 위원, 이언주, 새보수당 정운천 위원, 박형준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전진당 4.0 이언주 대표가 1월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김상훈 위원, 이언주, 새보수당 정운천 위원, 박형준 위원장.(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혁통위 5차 회의에 참석한 '안철수계' 출신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전날 귀국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를 겨냥해 "안철수 전 대표가 4년전 '국민의당 시즌2' 기대하는 것 같지만 2020년 대한민국 현실에선 바람직하지 않고 옳지도 않다"면서 "안 전 대표가 문 정권의 폭주를 막는 데 동의한다면 그가 말하는 국가 대개조를 위해서라도 야권통합에 합류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혁통위 참여를 촉구했다.

그에 비해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전진당) 창당준비위원장인 이언주 의원은 이날 혁통위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번 총선은 세대교체를 통해 86 운동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희망 줄 수 있는 그런 총선을 만들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전진당은 전날(19일) 오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서울시당·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창당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 의원을 당대표로 추대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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