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靑 들어가 제일 먼저 하신 일이 부동산 투기...그 짓 하다가 걸렸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총선 출마?"
"김의겸만이 아냐...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받고 있는 송병기도 '명예 회복' 위해 선거에 출마한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휩싸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을 향해 "도대체 민주공화국의 선거가 언제부터 임명직 공직자의 땟국물 빼주는 세탁기로 전락했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는 비리 세탁기가 아니다"-김의겸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김의겸 전 대변인이) 청와대 들어가 제일 먼저 하신 일이 부동산 투기였다. 시세차익이 10억이라나, 15억이라나? 나도 상대적으로 고소득인데, 20년을 뼈 빠지게 일해도 그 돈 못 모았다"라고 했다.

이어 "서민은 평생 일해도 꿈도 못 꿀 액수다. 그런데 그 거액을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버셨더라"며 "상식적으로 돈이란 게 하늘에서 거저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김 대변인께서 챙기신 그 돈은 남에게서 빼앗은 것일 테고, 그 '남'이란 앞으로 집을 사야 할 서민들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억울하실 것이다. 그 짓을 자기 혼자만 한 것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김 대변인은 초범 아닌가?"라며 "그래도 그 바닥에선 가장 때가 덜 묻은 분일 거라 저도 믿는다. 진보신문 기자로 나름 청렴하게 살아왔는데 막상 청와대 들어와서 보니 세상에, 입으로 진보 외치던 그 인간들이 사는 방식은 다들 조국이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회한이 들 만도 했을 거다. 그래서 뒤늦게 그분들 따라 살다가 들통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짓 하다가 걸렸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황당한 것은 그 사유이다. 그게 다 '명예 회복'을 위해서란다"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김의겸만이 아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송병기도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선거에 출마한다고 한다. 내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도대체 민주공화국의 선거가 언제부터 임명직 공직자의 땟국물 빼주는 세탁기로 전락했는가. 민주당, 조국의 때도 선거로 뺄 생각하는 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全文).

"선거는 비리 세탁기가 아니다" -김의겸 단상

한겨레신문에서 기자를 하다가 청와대에서 부른다고 잽싸게 자리를 옮긴 것은 그런다고 치죠. 거기서 기자 하다가 낙하산 타고 방송사 사장이 되신 선배에 비하면, 그쯤이야 별 거 아닐 테니까요. 권언유착이란 게 원래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거죠. 그 선배님은 얼마 전 유시민씨가 하는 선동방송에 나가서 성실히 묵묵하게 제 일만 하는 다른 기자, 험담이나 하고 계시더군요. 세상에 양아치도 그런 생 양아치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청와대 들어가 제일 먼저 하신 일이 부동산투기였지요. 시세차익이 10억이라나, 15억이라나? 나도 상대적으로 고소득인데, 20년을 뼈 빠지게 일해도 그 돈 못 모았어요. 서민은 평생 일해도 꿈도 못 꿀 액수죠. 그런데 그 거액을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버셨더라구요. 상식적으로 돈이란 게 하늘에서 거저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김대변인께서 챙기신 그 돈은 남에게서 빼앗은 것일 테고, 그 ‘남’이란 앞으로 집을 사야 할 서민들이겠지요.

억울하실 겁니다. 그 짓을 자기 혼자만 한 것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김 대변인은 초범 아닙니까? 그래도 그 바닥에선 가장 때가 덜 묻은 분일 거라 저도 믿어요. 진보신문 기자로 나름 청렴하게 살아왔는데, 막상 청와대 들어와서 보니, 세상에, 입으로 진보 외치던 그 인간들이 사는 방식은 다들 조국이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회한이 들만도 했을 겁니다. 그래서 뒤늦게 그 분들 따라 살다가 들통 난 거구요. 그래서 억울도 하시겠죠. "왜, 나만 갖구 그래."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그 짓 하다가 걸렸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총선에 출마 하겠다구요? 황당한 것은 그 사유입니다. 그게 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랍니다. 김의겸만이 아닙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송병기도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선거에 출마한답니다. 내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도대체 민주공화국의 선거가 언제부터 임명직 공직자의 땟국물 빼주는 세탁기로 전락했는지요. 민주당, 조국의 때도 선거로 빨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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