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단계 무역협상 위해 중국에 대한 일부 관세는 유지
中, '지식재산권 보호' 합의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액션 플랜' 제출해야
트럼프 "잘못된 과거 관행 바로잡아...2단계 협상 곧바로 시작"
시진핑 "1단계 합의 환영...중국 기업들에 공정하게 대우하길 희망"

미중 무역합의 서명 후 악수하는 트럼프-류허 (사진: 연합뉴스)
미중 무역합의 서명 후 악수하는 트럼프-류허 (사진: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 등 2000억달러(231조7천억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문제를 포함해 금융서비스, 환율·통화정책 등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무역 관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내용도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는 사실상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던 미중의 첫 합의로,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약 18개월 만이다.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추가로 2000억달러(231조7천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첫해에 767억달러, 두 번째 해에는 1233억달러어치를 추가 구매해야 한다.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로 당초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를 취소했다. 또 12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는 7.5%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25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 관세는 유지한다.

덧붙여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겠다고 밝혔다. 일부 관세 유지를 통해 향후 2단계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기업 비밀 절취에 대한 문제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기업 비밀 절취에 대한 처벌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은행 증권 보험 등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을 약속했다. 다만 중국의 국영기업 보조금 지급 문제는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특히 중국은 이번 합의의 발효 이후 30일 이내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합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액션 플랜'을 미국에 제출해야 한다. 

류허 부총리와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양국은 분쟁 해결 절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

합의를 위반될 경우, 먼저 양국은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진행한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비례적인 시정조치'를 통해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두었다. 중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언제든 다시 관세 부과를 시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중국과의 무역합의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노동자와 농민, 가족에게 경제적 정의와 안전의 미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과의 2단계 협상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중 무역 분쟁이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이전에 중국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다"며 이번 합의가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무역합의에 대해 "양측은 상호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기 위해 무역 협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단계 합의를 환영한다며 "다음 단계에서 양측은 진정으로 합의를 이행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합의는 중국과 미국, 전 세계에 유익하다"며 "그러한 정신에서, 나는 미국 측이 중국 기업들과 그들의 무역 및 투자 활동을 공정하게 대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단계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의 보조금 지급 중단과 함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등에 대해서도 보다 세부적인 시정조치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단기적으로 1단계 합의 이행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추가 협상은 그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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