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부터 내려온 한국인들의 낭만적 애국심 되돌아보기
춘원 이광수에 대해 아직도 가혹한 한국인들..."춘원은 어둠 속 촛불처럼 우리 마음 밝힐 것"
"요사스러운 전체주의의 기운 가시면 韓日관계 건강 찾을 것" 전망하기도

 

복거일, 『낭만적 애국심』 (ISBN 979-11-967116-2-7 03300), 펜앤북스, 2020.1.5

소설가 복거일씨가 과거로부터 내려온 한국인들의 낭만적 애국심을 되짚어보는 책을 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며 파국으로 치달은 한일(韓日)관계는 특정 정치세력의 농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인들 대다수가 거의 반사신경에 가까우리만치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일본얘기만 나오면 흥분부터 하고 보는 집단 심리가 바로 퇴행적 민족주의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본격적으로 19세기 이후의 한국사를 하나씩 들춰낸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만이 공유하는 특질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소위 ‘문화적 순수성’에 대한 집착은 역사 왜곡과 ‘문화 파괴(vandalism)'로 타락할 수밖에 없다. 좋게 말해 낭만적인 애국심이지 극도로 편향돼 정신문화와 물질문화 모두를 공히 불행하게 하는 질병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저자는 춘원 이광수에 대해 아직까지도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한국사회를 조명한다. 특히 문학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이광수가 나라 잃은 설움 속에서도 어떠한 민족정신을 견지하며 살았는가를 강조한다. 저자는 “이광수는 조선의 근대 역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업적을 남긴 인물들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한민족 모두의 영원한 감사를 받아야 옳다”고 주장한다. 이광수의 인생 전체에서 일부 문제가 있을지라도 그의 글 속에 담긴 뜻은 시공을 넘어 “어둠 속 촛불처럼 우리 마음을 밝힐 것”이라고 말한다.

반일 민족주의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하는 저자는 작금의 한일관계를 돌아보며 “두 나라 사이에 생긴 분쟁들은 결코 자연스럽지도 필연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지금 우리 사회를 뒤덮은 요사스러운 전체주의의 기운이 가시면,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이내 건강을 회복하리라는 것을”이라고 맺음말을 남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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