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BS인터뷰서 文 일언반구 않은 '北 비핵화' 필요성 상기시켜..."호르무즈 해협에 병력 보내달라"고도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사진=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대북 퍼주기 구상'만 줄줄이 내놓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가 나온 당일 "그런 조치들은 미국과의 협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일축했다.

해리스 대사는 7일 밤 KBS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희망한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북한 김정은의 한국방문,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 사업에 대해 "우리는 동맹으로서 긴밀하게 함께 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특히 "우리는 남북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기를 원한다"며 "그것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신년사에서 북한 '비핵화'는 일언반구 없이 남북 정권간 관계진전만 강조한 문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진전의 중요 조건'이라고 상기시킨 셈이다.

해리스 대사는 대북문제에 관해 '북한이 ICBM 발사 등으로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미국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하고, 우리는 필요하다면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무력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점은 아직까지 미북간 협상의 문이 열려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비핵화 이탈 명분쌓기'에 집착 중인 북한 정권의 태도 변화를 에둘러 압박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내놓은 선(先) 대북제재 완화 결의를 두고는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고 KBS는 보도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미 행정부에서 한국 정부에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했던 것에 관해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저는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미측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추이에 대해선 "우리의 입장을 절충하고 있다. 다음주 워싱턴에서 열릴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드하트 대표(미측 방위비협상대표)는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아시아 배치 전망에 관해서는 "우리는 지금 막 INF(중거리핵전력조약)에서 탈퇴하고 지금 어떤 무기를 개발할지 고려하고 있는 단계"라며 "한국이 됐든 다른 나라가 됐든 미사일 배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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