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영 선전매체들 “중동지역, 미국의 무덤 될 것” 허풍
중·러 당국자 인용해 ‘美 군사행위, 엔헌장 위반’ 간접 비판

미국이 지난 3일 새벽(현지시간)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리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것에 대해 북한이 6일 첫 반응을 내놨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1일 당중앙위 전원 회의 참석을 마지막으로 5일째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국과 러시아, 유엔헌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일 새벽 미국은 이라크의 바그다그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였다”며 “이로 말미암아 현장에 있던 이란 이슬람교 혁명 근위대의 쿠드스군 사령관과 이라크 준군사무력의 고위지휘관 등이 사망하였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지난 4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화통화 내용을 전하는 형식으로 미국의 군사행위가 유엔헌장을 위반한 것임을 부각시켰다.

매체들은 “중국 외교부장 왕의와 러시아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브가 4일 전화대화에서 이라크의 바그다드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였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모험적인 군사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무력을 사용하여 유엔헌장을 위반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 미국의 위법행위로 지역정세가 심히 악화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였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또 다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전날 ‘군사전문가들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으로 전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미국이 중동 지역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분석 평가하고 있다”며 “친미국가들도 내부의 정치, 경제적 위기를 핑계로 미군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미국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오래전부터 미국은 검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른다는 ‘검의 공격작전’으로 특수부대를 주요 거점들에 들이밀어 탈리반(탈레반) 세력을 제거하겠다는 군사작전을 수행해왔다고 한다”며 “그러나 탈레반이 익숙된 산악지대를 거점으로 대항하고 있는 데다가 지역주민들이 탈레반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미국의 군사작전이 매번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1일 당중앙위 전원회의 참석을 마지막으로 이날까지 5일째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들은 지난 2일 김정은이 새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지만 참배 사진과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해 연말 나흘 동안 계속된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미국이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며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등 비핵화 조치를 계속 이행할 이유가 없다고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올해 경제적 난관을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이란의 군부 실세를 드론을 통해 폭살하는 ‘참수작전’을 시행하자 김정은은 돌연 자취를 감췄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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