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盧정부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 역임한 김홍남 박사 기증유물전 개관식 깜짝 등장
초청장 받은 50명만 만찬장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
김홍남과 '아름지기'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수 십 년 인연
탄핵정국 당시 이재용 고초 겪자 여동생 홍라영 수석부관장과 함께 동반사퇴한 이후 첫 등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첫째 딸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함께 지난달 30일 국립중앙박물관 중국실 ‘반송재’ 개관식에 참석했다. 홍 전 관장은 삼성미술관 관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7년 탄핵정국 당시 고초를 겪는 중에 자신의 어머니인 홍 관장과 이모인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을 동반사퇴시켰다.

홍 전 관장은 이날 노무현 정부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김홍남 박사의 기증유물전 개관식에 장녀와 함께 참석했다. 김 박사는 자신이 모은 중국 유물 1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며 직접 기획전시하는 일까지 맡았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개관식과 만찬은 초청장을 받은 50명만 만찬장에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다. 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을 비롯한 박물관 관계자들과 김 박사와 오랫동안 교류해온 국내외 명사들이 초청됐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 중국실은 ‘반송재’라는 전시실 이름과 함께 청나라 학자의 방으로 꾸며졌다. 김 박사가 수집한 청나라 문인들의 가구, 그림, 그리고 각종 향로와 청자 대접 등이 전시됐다. 청나라 문인들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전시장에는 중국 산수화를 차용해 만든 이이남 작가의 영상도 설치됐다.

김 박사는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예일대 미술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다가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김 박사는 1990년대부터 홍 전 관장과 교분을 맺어왔다. 김 박사는 삼성이 국내외 미술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조언해온 인물 중 한명이다. 특히 두 사람은 삼성가 여인들이 이외 재벌가 여인들과 함께 설립해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 ‘아름지기’ 회원으로도 함께 교류하고 있다.

이런 인연에서 홍 전 관장은 두문불출하던 중에도 이날 개관식 만찬장에 참석해 와인 잔을 들고 건배사까지 했다. 김 박사는 ‘반송재(伴松齋)’라는 이름에도 홍 전 관장과의 인연이 깃들어 있다고 밝혔다. 김 박사가 10년 전 서울 북촌에 자신이 거주하기 위한 한옥집을 지을 때 홍 전 관장이 에버랜드에 있던 고송(古松) 한 그루를 선물해 마당에 심었는데 그 소나무 이름이 ‘반송(伴松)’이라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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