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족한 제작비 충당 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기대상에 현금 협찬을 해서 출연한 것"
KBS공영노조 "시상식에 금품 대가로 장관을 출연시킨 것은 김영란 법 포함한 실정법 위반아닌가"
중기부 "현금 협찬 사실 아니다...KBS가 박 장관의 연기대상 출연을 요청해 응한 것"
KBS "연기대상 제작진과 중기부가 협의해 담당 장관이 감사의 뜻 전하기 위해 시상자로 출연"
KBS노동조합 "현금 협찬’이라는 말을 왜 삭제했는지 밝히기 전까지 의심의 눈초리 피할 수 없다"
KBS가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 중소벤처기업부의 현금 협찬을 대가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출연시킨 것으로 알려져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박영선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9 KBS 연기대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날 박 장관은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함 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박영선입니다. 이렇게 영광스런 자리 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주로 연예인이나 방송사 간부 등이 나오는 시상식에 이례적으로 장관이 시상에 나서자 KBS의 한 직원은 "박영선 장관이 연기대상 시상자로 나온 이유가 궁금해요"라는 제목으로 "KBS 직원, 드라마 관계자나 텔런트 이런 사람이 아니고 장관이 시상자로 나올 이유가 있나요?"라는 글을 1일 KBS 사내게시판(코비스)에 게재했다.
해당 글이 게재된 다음날 담당부서에서는 “박영선 장관이 시상자로 나온 이유는 부족한 제작비 충당 등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기대상에 현금 협찬을 해서 출연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해 바랍니다”라는 해명 글을 올렸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는 현금 협찬을 했기 때문에 장관을 시상자로 세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측의 해명에 KBS공영노조(3노조)는 "정권의 홍보방송을 하다가 시청률이 폭락하고 광고가 급감해서 경영수지가 크게 악화되었다고 비판을 받더니,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정부로부터 현금을 받고 방송을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영노조는 "시상식에 금품을 받은 대가로 장관을 출연시킨 것은 김영란 법을 포함한 실정법을 위반 한 것이 아닌가"라며 "감사실은 즉각 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문재인 정권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것도 돈을 받은 대가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양승동 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 해명하고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연기대상에 현금 협찬을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브랜드K’ 홍보 방안의 하나로 지난달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KBS 가요대축제’를 후원했고, ‘브랜드K’ 다큐멘터리를 KBS와 함께 제작하기로 하고 논의 중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중기부는 “KBS가 박 장관의 연기대상 출연을 요청해 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KBS 측은 “KBS를 포함한 우리 드라마의 영향력은 문화현상을 뛰어 넘어 한국인과 한국문화, 한국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드라마와 중소기업의 상생관계를 감안, 연기대상 제작진과 중소벤처기업부가 협의해 담당 장관이 KBS드라마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시상자로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사내 게시판에서 해당 글은 삭제됐다.
이에 KBS노동조합(1노조)는 "중소벤처기업부가 KBS 드라마에 어떤 식으로 공헌을 했는지, ‘현금 협찬’이라는 말을 왜 삭제했는지를 투명하게 밝히기 전까지는 의심의 눈초리는 피할 수 가 없다"며 "KBS 드라마에 중소벤처기업부가 큰 공헌을 했다하더라도 왜 하필이면 2004년부터 쭉 정치활동을 하다 국회 보고서 채택도 안돼 정권이 임명을 강 행한 박영선 장관을 무리하게 출연시켰는지 배경이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