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山行 동반한 기성 언론, 대통령 인간적 면모 애써 부각...시민들 "이런걸 기사로 진짜 쓰는구나"
네티즌 "이것도 보나마나한 쇼...팬카페 이벤트"..."작년 남산에서 똑같은 행사 벌였다"
나연준 "北은 극장국가, 南은 콘서트 국가...언론은 콘서트 국가의 '삐끼'들"

사진 = SNS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새벽 청와대가 작위적으로 선정한 의인들과 함께 산행길에 오르며 '팬덤 정치'로 새해를 열었다. 한국의 상당수 언론매체는 문 대통령을 만난 등산객들로부터 "탄성 섞인 반가움의 인사"가 흘러나왔다며 찬사 일색의 기사 제목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현 정권의 '팬덤 정치'에 환호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은 청와대와 한국 언론에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은 새해 아침부터 산에 올랐다. 경기 구리시 인근 아차산 등산로에서 시작해 용마산으로 내려오는 총 4.37km 구간이었다. 도중에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재학생을 만나 "올해 화이팅 하라"며 격려하기도 한 문 대통령은 등산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등산객들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행한 기성 주류 언론들은 등산객들이 문 대통령을 만나 탄성을 내질렀다며 "이게 실화냐"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사진기자들도 문 대통령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동시에 국민들과 살갑게 소통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전하려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 산행에 대한 이 같은 언론 보도들이 새해 아침부터 인터넷 주요 공간들을 도배하자 시민들은 "이런 것을 기사로 진짜 쓰는구나"라며 집권 세력의 '팬덤 정치'에 부역하는 언론을 비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산행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조롱성 코멘트와 함께 널리 공유됐다.

미술사 연구가인 한 시민은 보도된 사진 속 문 대통령의 패션과 자세 등을 본 뒤 "드레스코드가 중국 문혁 세대 느낌이 나고 좋네요"라며 조롱을 날렸다.

사진 = SNS 캡처
사진 = SNS 캡처
사진 = SNS 캡처
사진 = SNS 캡처

중국, 북한과 유사하게 최고 권력자의 모습을 친근한 방향으로 이상화하여 이를 적극 선전하는 한국 정치와 언론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한 시민은 "북한의 민족영웅처럼 우리나라 위인전에도 나오는 인민을 위한, 인민에 의한 혁명 선군, 혁명 대통령! 역시 인민 인권 대통령답다!"고 조소했다.

또 다른 시민은 '쇼통'인 문 대통령의 산행에 대해 "보나마나한 쇼. 하루이틀 전 팬카페 공지하고 모여서 벌이는 그들만의 이벤트라고 봐야 한다"며 "모든 게 가식과 위선, 허구 덩어리"라고 매섭게 비판했다.

등산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문 대통령의 땀을 닦아주는 사진에 "겨울에 저런 새하얀 흰 장갑을 끼고 아차산 산행을 갔단 말인가? 테이프 커팅식 때보다 더 뽀얗다"라며 의문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사진 = 나연준 페이스북 캡처

586 운동권의 '팬덤 정치'로 골병 든 한국 사회를 연일 맹폭하고 있는 나연준씨는 "북한이 극장국가라면, 남한은 콘서트 국가"라고 정의하며 기성 언론에 대해 "언론은 이 콘서트 국가의 '삐끼'들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정치인 사생질 해놓고 기자랍시고 목에 힘주겠지?"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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