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틀 이상 개최된 것은 29년 만에 처음
김정은, 당중앙위원회 사업과 국가사업전반에 대한 보고를 이어가
“나라의 경제사업체계와 질서 합리적으로 정돈하고 강한 규율 세워야”...주로 경제 문제 언급한 듯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의 강도 높여야” 강도 높은 내부 사상 투쟁 예고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美, 北 행동 면밀히 모니터링...일부 우려운 상황 있다"
“北 ICBM 또는 핵실험 하면 매우 실망...美, 군사와 경제강국으로서 적절한 조치 단행할 것”

북한이 29일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이틀째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틀째 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9일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이틀째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틀째 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은 29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체제 안정을 위한 ‘공세적 조치’를 강조했다. 지난 4월 김정은이 스스로 제시한 비핵화 ‘연말 시한한’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을 고수하자, 지난 2017년과 같은 ‘강경노선’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0일 “온 나라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 인민군장병들의 커다란 관심과 기대 속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7차 전원회의 2일 회의가 12월 29일에 계속되였다”며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사업전반에 대한 보고를 계속하시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대외정책에 대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대외사업부문과 군수공업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하여 밝혀주시였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신문은 김정은이 밝힌 ‘공세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무력도발을 일삼았던 2017년 이전의 ‘강경노선’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문은 “조선로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현 시기 국가관리와 경제건설을 비롯하여 국가건설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시였다”며 “우리 혁명과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방향과 그 실천적 방도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제기하시였다”고 했다.

29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 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29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 회의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특히 신문은 “나라의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고 강한 규률을 세울데 대하여서와 인민경제 주요공업부문들의 심중한 실태를 시급히 바로잡기 위한 과업들을 제기하시면서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들을 강구할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과학농사제일주의를 높이 들고 다수확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키며 축산업, 과수업 등 농업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을 안아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시였다”고 밝혀 김정은이 2일차 회의에서 주로 북한 내부 경제문제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정은이 이 밖에도 ‘과학, 교육, 보건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과업과 방도’ ‘증산절약과 질제고 운동 및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 방지대책’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의 강도 높이 벌이며 근로단체 사업을 강화하고 전사회적으로 도덕 기강을 강하게 세울 데 대한 문제들에 대하여 다시금 강조하시였다”고 밝혀 강도 높은 내부 사상투쟁을 예고했다.

신문은 “2일 회의에서 계속된 조선로동당 위원장 동지의 보고는 대내외 형편이 그대로 분석되고 사회주의 건설을 전면적으로 촉진시켜나가기 위한 명백한 방도와 우리 당의 혁명적인 립장과 투쟁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하여 전체 참가자들의 지지와 찬동을 받았다”며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30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 전원회의가 이틀 이상 개최된 것은 김일성 시대 열린 노동당 6기 17차 회의(1990년 1월 5~9일) 이후 29년 만이다. 특히 김정은이 신년사 발표를 앞둔 연말에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8일 1일차 회의에서 “현 정세 하에서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또한 전원회의에 앞서 이례적으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열렸고, ‘자위적 국방력’ 강화 문제가 논의됐다.

북한은 당 대회나 대표자회의가 열리지 않는 시기에 통상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당의 새로운 정책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해 왔다. 또한 주요 인사 문제도 결정했다. 김정은은 대외정세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당 노선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또한 정세평가를 바탕으로 기존 노선의 추진을 결의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3월에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핵과 경제개발을 병행하는 ‘병진노선’을 새로운 전략으로 채택했다. 당시 김정은은 ‘조성된 정세’를 이유로 들었다.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았던 지난 2017년 10월에는 약 17개월 만에 당 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결정했다. 북한은 그해 9월 제6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11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2018년 4월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는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집중’이라는 새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

베트남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후인 지난 4월에 소집된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는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 노선을 제시했다. 이후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전원회의 결정을 밝히고 미북협상의 ‘연말 시한’을 주장했다.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당의 새로운 노선을 제시할지, 혹은 며칠 후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일부 우려운 상황이 있다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미국 NBC 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 위협을 재고한 것 같다”며 “김정은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 동안 공화와 민주 행정부들이 이런 상황(비핵화)을 다뤄 성공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외교와 함께 다른 방침을 취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뤘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우리(미국정부)는 그가 그 약속에 전념하고 싱가포르에서 이룬 것(합의)을 따르기 바란다”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이 장거리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을 하면 미국은 매우 실망할 것이며 이러한 실망감을 표현할 것”이라며 “군사와 경제 강국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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