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9시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남산8'호(오른쪽)와 국적 미상의 선박 사이에 불법 환적이 이뤄지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을 일본 정부가 공개했다. 사진 제공: 일본 방위성.
지난 17일 오전 9시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남산8'호(오른쪽)와 국적 미상의 선박 사이에 불법 환적이 이뤄지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을 일본 정부가 공개했다. 사진 제공: 일본 방위성.

일본 외무성이 불법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포착해 공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 선박은 지난 7월에도 불법 환적 정황이 포착됐는데,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2년 넘게 꺼져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외무성은 27일 홈페이지에 북한 유조선과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소형 선박이 호스로 보이는 줄 여러 개를 통해 불법 석유 환적을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된 사진 석장을 공개했다. 외무성은 이런 정황을 일본 방위성 P-1초계기 등의 정찰 활동을 통해 포착했으며,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뿐만 아니라 관련국들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이 선박이 “북한의 유조선 남산8호”라며 “자료를 종합해 봤을 때 정황상 불법 환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했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북한 선박 '남산8'호 사진.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북한 선박 '남산8'호 사진.

외무성에 따르면 남산8호는 지난 16일과 17일 중국 상하이 근해에서 남동쪽으로 290km가량 떨어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불법 환적으로 의심되는 활동을 했다.

VOA는 “일본이 북한의 불법 환적 정황을 포착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11번째”라며 “주목되는 것은 북한선박의 불법 환적 정황이 포착된 시간”이라고 했다.

외무성이 공개한 시간은 각각 지난 16일 낮 12시와 17일 오전 9시로 활동 모습이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는 시간대다.

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북한이 불법 환적 단속을 피해기 위해 주로 어두운 밤이나 동이 트기 전인 새벽녘에 환적을 한다고 지적했지만 이와는 정반대”라며 “북한이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불법 환적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남산8호는 지난해 7월에도 일본 외무성에 의해 불법 환적 정황이 포착됐는데 당시 공개된 사진을 보면 불법 환적은 어두운 자정 무렵에 이뤄졌다.

남산8호는 일본 외무성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제출한 지난 3월 연례보고서와 9월 중간보고서에서 불법 환적 정황이 지적됐다. 지난 2월에는 미 재무부에 의해 ‘특별지정 제재 대상(SDN)’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편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 트래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남산 8호는 2017년 9월 이후 2년 이상 단 한번도 AIS를 켜고 운항하지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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