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슈만의 서정적이고도 시적인 리트 뛰어나게 표현한 세계 최정상급 테너
지휘자였던 아버지 따라 지휘자로도 활약
2005년 마지막으로 내한해 독창회 열어...한국 팬들, 그의 별세 소식에 애도

독일 예술가곡의 마지막 전설로 전세계에서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 받는 리릭 테너였던 페터 슈라이어가 8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슈라이어는 독일 예술가곡(리트)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해석과 가창력으로 극대화시킨 인물로 손꼽힌다.

주요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슈라이어가 오랜 지병이었던 심장질환과 당뇨 등으로 고향인 드레스덴에서 전날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슈라이어의 부인인 레나테 여사는 독일 빌트지에 “남편의 심장이 너무나 약했다”며 “마지막 순간에 남편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고 말했다.

20세기 최고의 리릭 테너로 사랑 받는 그는 1935년 7월 29일 드레스덴 근처 가우나니츠란 마을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드레스덴의 명문 성 십자가 합창단에 들어가면서 음악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59년 드레스덴 국립 오페라단 오디션에 통과한 뒤 1967년 프리츠 분덜리히 대타로 무대에 오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호연을 펼치면서 명성을 널리 알렸다.

슈라이어는 슈베르트와 슈만의 서정적이고도 시적인 리트를 뛰어나게 표현한 세계 최정상급 테너였다. 특히 낮은 음역대인 바리톤 곡들도 테너 음역으로 재해석해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1990년대에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와 함께 녹음한 슈베르트 3대 가곡집으로 그라모폰상과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슈라이어는 교회 성가대 지휘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지휘자로도 활약했다. 60개 이상의 배역을 소화할 정도로 다재다능했던 오페라 무대에서는 65세 때 ‘마술피리’를 끝으로 은퇴했으나 지휘자로는 70세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때 그는 뉴욕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을 지휘하기도 했다.

슈라이어는 2005년 한국을 마지막으로 찾아 독창회를 열었다. 한국 팬들은 그가 부른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추억하며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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