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트럼프 대통령, 6월 30일 판문점 회동 후 북한에 대해 침묵”
힐 전 차관보 “트럼프 행정부, 지금처럼 북한문제 잠잠하게 유지되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화면 캡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언급하는 횟수가 올해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또한 북한 관련 트위터는 미국과 북한의 관여와 압박 분위기에 따라 횟수는 물론 전치적인 어조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한 해 동안 북한 김정은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46번 언급했다. 이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 올라온 북한 관련 트위터 게시물 건수 46건과 동일하지만 2018년 82건과 비교할 땐 전반 가까이 줄어든 숫자다.

특히 올해 북한과 관련된 트위터 46건 중 43건은 1월부터 8월 사이에 이뤄졌고, 지난 4개월 동안을 북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VOA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짧은 만남을 가진 후 실질적인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를 주요 정책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 기간 동안 북한문제에 대해 침묵을 유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관련 트위터가 줄어든 반면 다른 나라들에 관한 언급을 늘어났다.

지난 2017년 총 42번 언급됐던 중국은 2018년 87번으로 늘어났고, 미중 간 무역 분쟁이 격화도니 올해는 177번으로 급증했다.

또한 2017년 16건과 2018년 30건으로 북한보다 트위터 언급 횟수가 적었던 이란은 올해 50건으로 북한을 추월했다.

VOA는 트럼프 대통령이 쓴 트위터 내용의 변화도 주목했다.

VOA에 따르면 북한의 도발이 고조됐던 2017년과 2018년 초반까지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어조는 강경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나라들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거나 과거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내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북한과의 대화에 기대감을 드러내거나 북한의 경제발전 잠재력을 거론하는 등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했다. 김정은 이름 뒤에 ‘체어맨(Chairman)’이란 직함이 붙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올해부터는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했다고 VOA는 지적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한 북한 관련 언급을 크게 줄였다.

펜스 부통령은 2018년 총 58번에 걸쳐 북한 관련 트위터를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이 한 건도 펜스 부통령이 지난해 참석했던 6.25 참전 미군 유해 송환식 1주년을 기념하는 내용으로, 엄밀히 말해 북한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다.

앞서 펜스 부통령의 지난해 트위터 게시물들은 상당 부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런 글을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계속 올라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2018년 4월 국무장관에 취임한 이후 8개월 동안 북한을 76번 언급했지만 올해는 22번에 그쳤다.

또한 VOA에 따르면 대북제재 등을 다루는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20회와 22회씩 북한에 대한 게시물을 올렸지만 올해는 단 2건에 불과했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등 미 당국자들의 북한 관련 언급도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고 VOA는 전했따.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최근 VOA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처럼 북한 문제가 잠잠하게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상당수가 북한문제가 이미 해결된 것으로 믿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이 중단된 현 상태가 이어지기를 원한다는 설명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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