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3일 아베와 만찬...文대통령은 中 2인자 리커창 총리와 만찬
베이징 인민대회당서 55분간 韓中정상회담
文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 희망”
習, 모두발언서 北비핵화 문제 언급 안 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후 12시 50분부터 55분 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 이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의 모두 발언에서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했다. 이어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는 당부의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며 “잠시 서로 섭섭할 수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D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에 대해 중국정부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린 것 등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시 주석에게 내년에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며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 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며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을 서울에서 뵙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여러 번 중국에 왔는데 올 때마다 상전벽해와 같은 중국의 발전상에 놀란다”며 “중국의 꿈(중국몽)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 주석님의 리더십과 중국 국민들의 성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이고 한국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라며 “양국 모두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새로운 시대를 다짐하는 해였다”고 했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서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양자관계가 보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게 발전하도록 하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과 함께 양자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중국 방문으로, 이번 방문은 중한관계를 발전시키고 중한일 3국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진핑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과는 오찬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만찬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23일 저녁을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가진다. 저녁외교 의전상 오찬보다는 만찬이 더 격식 있고 중요한 행사로 간주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중국 1인자인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만찬을, 문 대통령은 2인자인 리 총리와 만찬을 가지는 것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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