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가 원한 송철호 울산시장 경쟁자 임동호 제거' 정황 짙은 송병기 울산 부시장 업무메모 근거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월23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인 2014년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도전한 '30년 지기' 송철호 당시 무소속 후보 유세 지원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문재인 대통령 30년지기'로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단독 입후보시켜 당선된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근 송병기 부(副)시장 업무 일지 관련 보도를 들어 "울산시장 선거공작의 몸통이 문재인 대통령일 것이라는 의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송병기 울산 부시장의 업무일지에서 'VIP가 임동호·임동욱은 용서하지 못할 자들'이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VIP는 통상 대통령을 지칭하는 데 쓰이는 표현이고, '임동호'는 민주당 울산시당 등 활동으로 지역 기반을 다져오다가 중앙당 권역별 최고위원을 지낸 인물이며, 임동욱씨는 그의 친동생으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울산시장 선거)가 끝난 직후 공공기관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심 원내대표는 "그동안 (송병기) 업무일지에서 나왔던 내용들이 입증해주고 있다. 먼저 2017년 10월13일에는 'VIP 부담, 임 실장이 요청했을 것이다' 이미 송철호는 8번을 (선출직에 도전했다가) 떨어진 바 있다. 그리고 11월 초에는 '임동호를 제거해서 송철호 체제로 정리한다'는 것이 메모가 돼 있다. 세번째로는 2017년 10월~11월 사이로 보이는데 바로 'VIP 임동호·임동욱 용서하지 못할 자들'이다. 그리고 지난해 초 경선에서는 '송철호가 임동호보다 훨씬 더 불리하다'는 메모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메모로 봐서 문 대통령이 몸통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중간에 임동호 이야기가 나왔지만, 2016년 총선 때는 동생 임동욱이 출마했다. 그러자 송철호가 민주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와 선거운동을 했다"며 "바로 문 대통령이 '송철호 당선이 나의 꿈이다'라고 얘기한 이 사진을 보시라. 어떻게 무소속을 자당 후보가 있는데도 제끼고 타당(후보)을 지원하는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까 당시에 임동욱을 사퇴시키거나 후보단일화를 하려 했지만 실패했었다. 그러다가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송철호를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임동호를 주저앉혀라. 고베 총영사 주겠다. 공사 사장 자리를 주겠다' 이런 얘기들을 한 게 2018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임종석 전 비서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이 임 전 최고위원에게 울산시장 경선 불출마를 종용하며 고베 총영사직 또는 다수의 공기업 사장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을 재확인한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거기다가 경찰을 동원해서 (한국당 후보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해) 표적 수사를 했던 것은 여러분들이 너무나 잘 아실 것"이라며 "3.15 부정선거보다 더 한 몹쓸 짓들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희들은 지금 3.15 부정선거를 연상하면서, 이번 4.15 선거도 재탕이 되는 게 아닌가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며 "깃털이 아닌 몸통을 밝혀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일단 참석'한다면서도 "민주당이 국회법상 어느 정당성도 갖지 못하는 좌파 위성정당들과 짬짜미로 예산안을 날치기한 것에 대해, 문희상 의장과 민주당이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겠다"며 "비정상과 불법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는지 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문 대통령은 '예산부수법안 처리가 시급하다' 하면서 '사상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하고 난 다음 예산안을 처리하는 게 지금까지의 오랜 관례이고 올바른 순서"라며 "사상초유로 이것을 뒤집은게 그 민주당 출신 문 의장이고 민주당과 2·3·4중대가 바로 그 행동대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을 이번에도 늘어놓았다. '사상초유의 일'이라니 마치 자기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도대체 되도 않는 말"이라고 힐난했다. 아울러 민주당과 문 의장에게도 "국민세금 도둑질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면 우리가 관심있는 민생법안 목록을 내놓고 오늘이라도 당장 처리하자고 할 것"이라고 밝혀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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