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中 3국 정상회의 앞두고 美-日中정상과 조율한 셈...아베, 이란 로하니 訪日직후 트럼프 전화 받아

(오른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한·일·중 정상회의가 1년 4개월여만인 오는 24일 중국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로 북핵 대응 공조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0일(미 동부 현지시간)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트위터로 알리며 "시 주석과 우리의 대규모 무역합의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면서 "북한도 논의했다. 우리(미국)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북한 문제 논의'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정권이 '성탄선물'과 '새로운 길'을 운운하며 대미군사위협을 시사해온 것에서 노선을 바꿔 미북간 비핵화 대화로 복귀하도록 중국의 협조를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윗에서 홍콩 문제도 논의했고 진전이 있었다는 글귀를 덧붙였다. 미중 무역합의 관련 "중국은 이미 (미국의) 농산물 등을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식 서명식이 마련되고 있다"고 치적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모든 당사자가 북한 문제에 정치적 해결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타협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모든 당사자의 공동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평등과 상호 존중의 원칙에 기초해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 이로울 것"이라고 화해 무드를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홍콩·신장·티베트 등에 관해 미국이 '부정적인 언행'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이해를 해치는 내정간섭으로 규정하고 심각히 우려한다고 각을 세웠다. 

22일(한국시간)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75분간 통화하고, 북한과 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미일 정상간 통화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20~21일 이틀간 일본을 방문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날 밤 10시30분쯤부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란과 긴밀한 외교 및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 역할을 자처해왔다. 또 미국의 동북아 지역 핵심 동맹국 중 하나로서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를 적극 지지해왔다.

아베 총리는 전날 밤 관저에서 취재진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북한 정세를 분석하고 향후 대북 공조를 논의했다"며 일본인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은 도발 행동을 반복하는 북한을 단호히 비판하고 평화적인 대화를 통한 비핵화에 임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며 "미북 비핵화 협상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또 앞서 합의한 새로운 미일 무역협정이 국회에서 승인됐다며 앞으로도 연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3일부터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아베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의 회담을 통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제대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로하니 대통령과 회동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전하고 중동 정세 안정과 관련해 긴밀히 연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로하니 대통령에게 이란이 핵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역내 안정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청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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