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송병기 소환해 김경수 관련 내용 기재된 경위와 목적 등 조사
업무일지에 대표적 친문 인사 임종석과 조국도 송철호 시장 당선에 도운 것으로 알려져

김경수 경남도지사./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와 송철호 시장의 당선을 논의한 업무 일지에 김 지사의 이름과 관련 일정이 기재된 메모가 발견된 것이다.

19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는 송 부시장의 업무 일지에 적힌 여권 인사들과의 약속 일정 등을 기초로 최근 소환했던 참고인들을 다시 불렀다. 김 지사가 지난 선거 당시 송 시장의 당선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또한 검찰은 지난 17일 송 부시장을 재소환해 업무 일지에 김 지사와 관련된 내용을 기재한 경위 등도 조사했다.

업무 일지에는 친문(親文) 인사들이 송 시장의 당선을 도운 여러 정황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송 부시장을 만나 송 시장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돼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송 시장의 더불어민주당 단독 공천에 방해가 되는 경선 경쟁자 B씨를 움직일 카드가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실제 송 시장은 경선 경쟁 없이 단독 공천으로 울산시장 선거에 나갔다. 일지에 적힌 “민주당과 청와대가 B씨를 제거해 송 시장 체제로 정리한다”는 내용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와 관련된 내용이 업무 일지에 적혀 있다면 송 시장의 선거에 협조했을 공산이 크다.

물론 김 전 지사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였으므로 송 시장 측과 접촉한 사실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 간의 중개역을 하면서 송 시장 측에 그의 선거 전략과 공약 수립 등 일련의 과정을 원조했다면 선거 개입 혐의를 피할 수 없다.

이번 ‘선거개입’ 의혹에는 김 지사의 고교 동문도 관련돼 있다. 바로 송 부시장의 제보를 받은 문해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다. 그는 제보 내용을 첩보 문건으로 가공해 김 전 시장 측근 비위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용이하도록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의 손을 거친 첩보 문건에는 ‘법정형’, ‘징역 몇 년 형’ 등과 같은 구체적인 형사처벌 조항 문구가 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경위와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전날 오전 문 행정관이 근무하는 국무총리실 민정실을 압수수색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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