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송철호 의원 만들기' 조직적 간섭 의혹받아...내부 경선 경쟁자 물리치고・野 후보엔 혐의 만들어 수사
檢, 김기현 비리의혹 제보했다는 송병기 압수수색해 업무일지 내용 확보...文 출마 권유 내용도 담겨
청와대가 지난해 울산지역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경쟁했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당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울산시장 경선 불출마를 권유하면서 고베 총영사 등 ‘다른 자리’를 권유했다”고 폭로했다.
19일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임 전 위원은 지방선거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23일 한 수석을 만났다. 당시 임 전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당내 경선을 준비하던 차였다. 한 수석은 그에게 선거 판세 분석 문건을 보이며 “울산에서는 (민주당이) 어차피 이기기 어려우니 ‘다른 자리’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한다. 임 전 위원은 “오사카 총영사를 가고 싶다”고 했는데, 한 수석은 ‘고베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와대 제안에 임 전 위원은 “아름다운 경선을 해야 이기든 지든 납득을 할 것인데 여기와서 접어버리면 뭐가 되겠냐”며 거부했다고 한다. 그에게 재차 전화를 걸어 ‘다른 자리로 갈 것’을 요청하던 한 수석은 결국 “의견을 존중한다”며 물러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언론들은 “이후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도 임 전 위원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연락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청와대는 ‘송철호 의원 만들기’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조직적으로 나서 송 시장을 우선 지난해 시장을 만들어 ‘지역 기반’을 다진 뒤, 내년 총선에서 의원으로 만들도록 개입해왔다는 것이다.
앞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전 청와대에 김 전 시장의 비리가 있다며 ‘제보’를 했다. 청와대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에 기반해 혐의를 만들어 당시 황 청장이 수장으로 있던 울산지방경찰청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황 청장이 지휘하던 울산경찰은 김 전 시장이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받던 날 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윽고 치러진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송철호 민주당 후보(53.66%)가 선거여론조사 초기에는 앞섰던 김 전 시장(38.82%)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같은 사항들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윗 선’이 관리 및 감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 6일 송 부시장 압수수색을 통해 이른바 ‘송병기 업무일지’ 내용을 확보하고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송 부시장이 작성한 문건에는 문 대통령(VIP로 묘사)이 송 시장의 출마를 권유했다는 내용과 당내 경선 경쟁자들을 하차시키기 위한 전략, 김기현 전 울산시장 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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