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국회 경내 규탄대회에 수천 명 집결...黃 "들어오신 여러분 이미 승리, 자유가 이긴다"
"문희상-조국 자녀들 모두 아빠찬스" "날치기 좌파 독재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결의 다진 참여자들
심재철 "임시국회 30일 않고 '쪼개기 국회' 하면서 연동형선거법-공수처 통과하려 하면 필리버스터 당연"
황교안 "민주당과 말 잘듣는 똘마니 군소여당들 외 부정하고 180석 모아 멋대로 하면 그게 바로 독재다"
규탄대회 본행사 전후 두번 걸쳐 애국가 제창한 한국당...당 집회용 '자유결전가'도 부르며 사기 진작
교섭단체간 합의정신을 파괴한 집권여당-군소정당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야합'으로 국회 본회의 부의까지 이른 여권발(發) 검찰장악법-비례대표의석 군소정당 독식제 선거법 저지를 천명한 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 본관 앞에서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대여(對與)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번 규탄대회는 특히 국회 경내에서 열린 정당 기자회견·집회 사상 전례가 드물게, 시민사회가 대거 합세해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국회 안팎에선 '민란'에 비유하는 평가도 나왔다. 문재인 정권이 "혁명"이라고 거듭 자칭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 정국 당시에도, 정당과 시민들이 합일(合一)된 메시지를 국회 경내에서 표출한 사례는 없었다. 최근 들어 한국당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말 장외집회로 시민사회와 반(反)문재인 정권 연대 투쟁을 벌이며 소위 '민심(民心)과의 싱크로율'을 맞춰왔는데, 이날 국회 현장으로까지 무대를 옮겨 대여 규탄의 목소리를 높인 셈이다. 한국당이 주관한 규탄대회는 오전 11시쯤 시작돼 1시간 이상 진행됐다.
규탄대회에는 당 지도부,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당 사무처 직원 및 의원 보좌진들뿐만 아니라 장외투쟁에 주력해 온 시민사회가 함께 했다. 참여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예비역 장교 단체 등 각자의 깃발과 피켓을 들었다. 황교안 당대표가 국회 밖에서 규탄대회 행사장으로 진입하는 중에는 지지자들이 주변에서 그의 이름을 대거 연호했다.
규탄대회의 첫 연설자로 나선 정미경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4+1집단이 단독 심의한 512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를 성토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500조 이상의 우리 세금을 날치기 한 자가 누구냐"고 묻고 참석자들은 "문희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문희상 의장이 재임 중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수석부위원장직을 꿰찬 아들 문석균씨에게 지역구 세습 공천을 해주려 세금 날치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추궁을 거듭했다.
정 최고위원은 문 의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연장선에 놓으며 문희상 의장과 조국 전 장관의 자녀들이 모두 '아빠 찬스(아버지 특혜)'를 썼다고 일침을 가하는 한편, 연동형비례제 선거법에 대해서도 "정의당 국회의원 숫자 늘려서 국회 안에서는 심상정(전 정의당 대표)이 대통령 노릇을 하고 국회 바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노릇 하겠다는 좌파 연합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규탄대회 참여자들은 "국회파괴 헌정유린 문희상은 사퇴하라", "날치기 정당 세금도둑 민주당을 해체하라", "날치기 공수처법 사법장악 저지하자", "날치기 좌파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지켜내자" "날치기 선거법 좌파 의회 막아내자", "좌파독재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 등의 구호를 한국당과 함께 외쳤다.
뒤이어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규탄사에서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 여러분들 모두 국회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규탄대회 합류 차 국회 경내로 들어오려는 시민들을 막는 경찰들에 대해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이 국회의 문을 걸어잠그는 행동,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문 의장한테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일부 참여자들이 국회 본관 난입을 시도하면서, 한국당은 국회 사무총장 측과 합의된 대로 규탄대회 현장에만 모여달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현재 선거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맨 처음에는 '225+75명'을 얘기했다가, 지금은 '250+50명'을 얘기하고 있다"며 "국회 의석이라는 게 국민의 민심을 받아서 정확히 대변해야할 일이지 어디 엿가락 흥정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13일부터 한국당이 12월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방식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해 문 의장과 대립 중인 데 대해 "민주당은 쪼개기 국회, 사나흘씩 쪼개기 국회를 하겠다(고 한다)"라며 "임시회 회기를 30일로 하지 않고 쪼개기 국회를 하면서 연동형 선거법과 공수처를 통과하려 할 때는 당연히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뒤이은 황교안 당대표 발언에 앞서서는 참여자들이 "공수처 반대" "선거법 반대"를 수십번씩 외쳤다.
황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우리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2년 전 공수처라는 말 들어보셨나. 갑자기 생겼다. 의도가 뭐겠느냐. 좌파독재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정부여당 원안은 공수처가 검찰·경찰의 수사를 원하는대로 이첩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음에 착안해, 그는 "만약 공수처법이 생겼다면 조국을 우리가 쫓아낼 수가 있었겠나. 안되죠? 감싸는데 어떻게 조사를 하겠나. 또 요즘은 유재수다 뭐 비위 많죠. 이거 처벌 되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공수처가 없으니까 검찰이 열심히 조사한다"며 현 여권의 검찰압박 행태를 두고 "열심히 하고 있는 검찰 막아내고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또 "연동형 비례제 2년 전 들어보셨나. 저도 못들어봤다. 이게 도대체 제대로된 선거법일까요?"라고 규탄대회 참석자들에게 반문한 뒤 "제대로 된 거면 여러분들이 들어보셨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이거 만들어가지고 민주당과 자기 말 잘 듣는 똘마니 군소여당들, 위로 모든 걸 부정하게 하고, 이런 저런 표를 모아두면 160~180석 되고 하면 어떻게 되겠나. 그게 바로 독재다.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특히 "선거법은 죽어도 막아야 한다"며 "지 멋대로, 아니 축구장에서 축구하는 경기(선수)가 '너는 한번 차면 골 나를 줘야된다. 너희가 3번 차고 또 한번 차라' 이렇게 규정을 만들면 공정한 축구경기가 되겠나?"라고 비유했다.
그는 "이 선거법은 법 하나로서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죽이느냐 살리느냐 그 기로에 서있다.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며 "여러분. 우리 자유민주주의 정말 소중한 것이다.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낸 자유, 우리가 죽음을 각오하고 지켜낸 그게 바로 자유"라고 강조를 거듭했다.
황 대표는 규탄사 말미에 이날 시민사회와의 공동행동에 나서게 된 것과 관련 "여러분 오늘 여기 국민들을 대변하는 국회로 오셨을 때 자유롭게 오셨나. 막혔죠? 오래 고생하셨죠"라며 "우리도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사람들하고 이래저래 싸우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미안합니다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쉰 목소리로 "그렇지만 여러분 들어오신 건, 이미 승리한 것이다. 이긴 거다. 자유가 이긴다.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한다. 우리는 좌파독재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어가야 된다. 저희가 앞장서겠다"라며 "끝까지 함께 합시다. 문재인 정권 심판합시다. 심판합시다. 우리가 이겨냅니다. 자유우파가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여러분!"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한국당은 규탄대회 본행사 전후 두번에 걸쳐 애국가를 제창했다. 황 대표의 발언 종료 후에는 원영섭 당 제2사무부총장이 작사한 장외집회용 '자유결전가'를 부르며 대여투쟁 의지를 거듭 다지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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