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7시부터 농성 시작...與圈 본회의 기습 개의-패스트트랙법안 기습 상정 방지 차원인 듯
"국회 존재 이유인 예산심의권 포기" 여권 규탄한 뒤 본회의장 앞 농성 돌입 선언
지난달 20~27일 8일간 단식투쟁 막 내린 뒤 2주 만에 국회 내 농성 재개...단식은 안해
黃, 의총 앞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중 "최고위-중진들과 비공개 난상토론했다" 보고도
박관용 前국회의장 "정치는 투쟁...黃대표와 의원들 힘 합쳐 더 과감하게 싸워야"
한국당, 14일 주말 '친문 3대 게이트 국정농단 규탄대회' 광화문 장외집회도 앞둬

더불어민주당과 군소정당 연합체만 심의에 참여한 내년도 512조3000억원 규모의 정부예산이 안건순서 바꿔치기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해 강행처리된 것을 계기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여야 4+1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는 전날(10일) 민주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과 공조해 여야 3당 교섭단체 합의를 무시한 예산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거듭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연동형비례제 도입-선거연령 하향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등 사법개악 법안 처리도 강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어젯 밤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운을 뗀 뒤 예산안 강행처리를 규탄한 뒤 로텐더홀 농성 개시를 예고했다. 지난달 20~27일 8일간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벌인 뒤, 2주 만에 또다시 농성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단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농성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개시했으며, 첫날 당 소속 의원 일부가 동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월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을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월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을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예산심사권은 국회의 고유권한이자 국회의 존재 근거다. 그 예산심사권을 불법예산탈취기구인 4+1이 강탈했다. 국민이 힘들게 벌어낸 세금으로 예산을 짜는 자리에 국민도 없었고 또 제1야당도 없었다"며 "4+1에 대한 예산안 내역을 보여달라고 우리가 강하게 요구했지만 제1야당의 당연한 권리는 무참히 묵살됐다"고 밝혔다.

이어 "예산부수법안을 먼저 처리해야 예산안을 짜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처리의 기본원칙도 완전히 무시했다. 야당도 국회도 민주주의도 모두 무참히 짓밟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동안 정부인사로서 국회 연말 예산정국에 협조한 경험이 있다.

황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다.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예산 심사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좌파독재 연장법에 찬동한 위성정당들과 공모해서 밀실에서 국민혈세를 나눠먹는 뒷거래를 한 것"이라고 여당을 질타했다.

또한 "국민의 혈세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공수처법 통과를 위한 정치적 뒷거래의 떡고물로 이용됐다. 국민 세금이 더러운 정치야합의 뇌물로 활용됐다"며 "예산안 날치기하고 웃고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를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분명히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대표는 "예산안 날치기에 가담한 사람들은 법적 책임을 비롯한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할 것이다. 반드시 할 것"이라고 거듭 날을 세우며 "국민 혈세를 도둑질해서 총선용 생색내기에 쓴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들이 왜 기습적인 날치기를 했겠나. 국정농단 3대 게이트 비롯한 청와대발 악재들을 은폐하려는 것이다. 결국 국정농단 게이트 정점에 있는 대통령 감싸려고 초유의 헌정 유린 폭거를 자행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진실은 덮는다고 덮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 (3대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조사본부를 출범시켰는데 한점 의혹 없이 몸통까지 낱낱이 밝혀내고, 국민과 함께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특히 참석 의원들에게 "어제부터 집권여당과 2중대 군소정당의 야합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 것이다. 어제의 사건은 그 출발점이 된 것이다. 이제 저들은 선거법과 공수처법마저 조만간 날치기 처리 강행하려 할 것"이라며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쿠데타가 임박했다. 우리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좌파독재 반드시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어 "우리가 똘똘 뭉쳐서 저들의 폭압에 맞서 싸우자"며 "의원님 여러분께서 이 난국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오늘 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황 대표는 발언 말미에 "저는 앞으로 우리 앞에 있는 로텐더 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겠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저부터 하겠다"면서 "반드시 이 정부의 악정을 막아내고, 그리고 3대 국정농단 게이트의 진상을 밝혀서 이 정부를 국민의 심판대 위에 반드시 세우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자 우리 함께 뭉칩시다. 그리고 싸웁시다. 그래서 결국 이겨냅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발언이 끝나자 참석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월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월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의총에 앞서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을 갖고 더 강한 대여(對與)투쟁을 주문받았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상대방이 정정당당하게 싸우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이 있는데, 비겁하게 불법적·탈법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따른 비상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긴급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비공개로 난상토론을 했다"며 "의원총회에서 결기를 모아 반드시 우리가 목숨을 걸고 막아내겠다"고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고문단 회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정치는 투쟁이고 싸우는 것"이라며 "싸움이 좋지 않다는 인상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력한 투쟁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표가 많은 투쟁을 했지만 의원들이 다 같이 힘을 합치는 총화를 이뤄내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나"라며 "조금 더 과감하게 싸워서 권력을 쟁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참석자들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야당이 현 정권의 실정을 강조하고 조금 더 강경한 대여 투쟁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이날 연합뉴스에 전했다. 간담회에는 박 전 의장을 비롯해 김종하·목요상·김용갑·정재문·문희·이해구·김동욱·나오연·이연숙 전 의원 등 10여명의 원로 정치인이 참석했다.

한편 황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농성 개시 선언에 앞서 주말 장외투쟁 재개를 선언한 바 있다. 오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국당은 '친문 3대 게이트 국정농단 규탄대회'라는 주제로 장외집회를 연다.

한국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청와대가 야당 우세로 분류되던 울산시장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장 야당 후보들을 겨눈 경찰 하명수사로 당락에 영향을 줬다는 '선거농단', 친문 핵심 일원으로 분류되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금융위원회 국장 시절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 비위감찰을 무마했다는 '감찰농단', 친문인사가 병원장인 우리들병원의 1400억 거액 특혜대출 의혹에 여권 핵심들이 개입했다는 '금융농단'을 3대 친문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