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서 철야한 한국당, 11일 오전 로텐더홀서 "밀실야합 날치기" "문희상 사퇴하라" "세금도둑" 규탄대회
민주당 의원 129명 소집요구한 12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 취소...한국당, 본회의장 농성 풀고 국회 대기
4+1 자칭한 與圈, 검찰장악법-연동형비례제 선거법 논의 끝나지 않아 본회의 개의 미룬 듯
같은날 한국당 '문재인 3대 게이트' 국정농단 진상조사특위 현판식 가져 투 트랙 對與투쟁

정기국회 마지막 날(10일) 여야 교섭단체간 합의 정신을 무시한 이른바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독자 심사 내년도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이 통과된 뒤로, 11일 새벽부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 점거 철야농성을 벌였다.

한국당 의원 60여명은 10일 밤 예산안 강행처리 직후부터 국회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을 했으며, 11일 아침에는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황교안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열었다. 규탄대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는 "선거용으로 막 퍼주는 예산을 국민이 보고 분노할 것이고, 반드시 이 정권을 심판해줄 것"이라며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들을 어제 예산안보다 더 악하게 강행 처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새벽에 낸 입장문에선 "오늘 저들이 날치기한 것은 예산안이 아니라 민생과 민주주의"라며 "이제 저들은 선거법과 공수처법마저 며칠 안으로 날치기 강행 처리하려 할 것이다. '가짜 검찰개혁'과 '가짜 정치개혁'을 주고받는 대국민 사기극을 자행할 것"이라면서 국민에 여권 심판을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2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예산안 날치기 세금도둑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늘 예정된 조세·세입 관련 각종 법안들, 비쟁점 법안들, 또 처리될지도 모르는 패스트트랙 법안들에 분명히 대응하겠다"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본회의에서 4+1 야합진영의 예산 수정안과 기금운용계획안 표결 처리가 강행된 데 대해선 "명백한 의회쿠데타, 의회독재"라고 했다.

앞서 심재철 원내대표는 새벽에 내놓은 입장문에서 "모든 절차를 짓밟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밀실야합 예산 날치기는 바로 문재인 정권 몰락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철야농성에 참여했던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바른미래당이 이런 모습으로 '바른미래'를 논할 수 있나, 이런 세금 도둑질이 대안신당이 말하는 '대안'인가, 이러고도 정의당이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나"라며 "군소정당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민주당은 정권연장과 안위를 지켜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강행을 위해 세금 도둑질을 서슴없이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규탄대회 발언 도중 "밀실야합 날치기", "세금도둑 강력 규탄", "문희상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12월11일 오전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계속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월11일 오전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계속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의원들은 당초 소속 상임위원회별로 3개 조로 나눠 본회의장 안에서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가, 민주당 의원 129명의 소집 요구로 이날부터 개회하기로 했던 12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취소됨에 따라 본회의장 농성을 일단 풀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예고했던 오후 2시 본회의에 앞서서는 4+1진영이 지난 4월말 '4당 지도부' 시절 야합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린 공수처법 등 검찰장악법, 준연동형비례제 도입-선거연령 18세로 하향 선거법 개정안 상정을 둘러싸고 여야간 정면 충돌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민주당은 아직 선거법과 검찰장악법안들에 대한 4+1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날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정농단 3대 게이트 진상조사특위 현판식 및 임명장 수여식'을 열고 대여(對與)투쟁 강화에 나섰다.

한국당은 ▲'친문 핵심'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금융위원회 국장 시절 청와대 '윗선'의 특별감찰반 감찰무마 의혹 ▲청와대 백원우민정비서관실에서 '황운하 울산경찰'까지 첩보가 하달된 '울산시장 선거 직전' 야당 후보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下命)수사 의혹 ▲'친문 병원장'의 우리들병원 거액 특혜대출 의혹 등을 3대 문재인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당은 본회의장 농성을 풀면서도 당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 내 대기'를 당부했다. 아울러 오후 2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원내 전략을 논의키로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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