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만에 對北 ‘무력 응징’ 가능성 또다시 시사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대로 비핵화 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만약 김정은이 적대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실제로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지난 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약속 이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북한에 대한 ‘무력 응징’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지난 3일에 이어 5일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은 너무나 똑똑하고 잃을 것은 더욱 많다”며 “만약 김정은이 적대적인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실제로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번 트윗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나와 함께 강력한 비핵화 협정에 서명했다”며 “그는 미 합중국의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만들거나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 등의 영구 폐쇄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창리 발사장 해체에 대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미북 관계 개선의 성과로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의 주요 미사일 시설을 재건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라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체제 아래 북한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약속한 대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며 “나토,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에 이 문제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면서도 싱가포르 비핵화 합의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을 김정은에게 강하게 압박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북한 김정은과 관계가 좋지만 이것이 그가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며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7일 미국을 겨냥해 “비핵화가 이미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며 “미국과 긴 대화를 가질 필요가 없다.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시간은 벌려는 트릭”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김정은은 미국의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김정은이 이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과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약간의 적대감이 있고 여기에는 의문이 없다”고 했다.

이후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시험의 내용과 결과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해발사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체나 ICBM 엔진 개발에 관한 실험을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미사일 엔진 연료를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번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동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서 특수 정찰기의 비행을 통해 대북감시를 강화한 것도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을 파악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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