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의원, 문정인의 주한미군 철수-중국 핵우산 제공 발언에 "웃기는 생각"
"공산국가 중국이 방어해준 나라가 어디 있느냐"
공화당-민주당 가릴 것 없이 문정인 발언에 잇따라 우려 표명
지난 9월 해리스 대사 "문 대통령, 종북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기사 사실이냐" 묻기도

사진 = Reuters
릭 스캇 美상원의원 (사진 = Reuters)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주한미군 철수와 중국의 '핵우산' 제공 여부를 입에 올리자 미국 상원의원들이 이에 즉각 반응했다.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웃기는 생각'이라면서 어처구니없다는 입장과 함께 한국과 미국을 갈라놓으려는 시도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청와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잘 나타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의 릭 스캇(Rick Scott)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은 5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문 특보의 지난 4일 발언에 대해 "웃기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공산당이 홍콩 주민들에게 보장됐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한국을 위해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문 특보의 가정에 "공산국가 중국이 방어해준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스캇 의원은 한국인들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체주의자이고, 다른 나라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특보의 발언 내용을 접한 미국 민주당 소속 태미 덕워스(Tammy Duckworth) 상원의원(일리노이)도 "미국이 한국, 일본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는 것과 미군이 이 지역에 계속 주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화당 소속 조쉬 홀리(Josh Hawley) 상원의원(미주리)은 "한국과 미국이 갈라지는 것은 서로에게 매우 좋지 않다"면서 문 특보의 지난 발언을 지적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도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 특보는 지난 4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국제회의에서 “만약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그 상태로 북한과 협상을 하는 방안은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문 특보가 주한미군 철수와 중국의 핵우산 제공 등을 언급하자 곧장 파문이 크게 일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문 특보와 청와대를 어떻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駐韓) 미국대사는 지난 9월 여야(與野)의원들과의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종북좌파에 둘러싸여 있다는 기사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묻기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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