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대통령 경선에 나선 당시 文후보는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미안하다. 고맙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또다시 어린아이의 죽음을 정치판에 들고 나온 민주당, 진짜 '살인자'는 누구일까?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심민현 펜앤드마이크 기자

기자는 지난 9월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9살이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민식 군의 이야기를 두 달이 지난 11월에서야 알게 됐다. 민식 군의 부모는 종편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민식 군의 믿기지 않는 죽음 이후 절망에 빠져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자신들을 위로했다. 특히 민식 군의 엄마 박초희 씨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부부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민식이법'의 신속한 통과 또한 당부했다. 필자 역시 해당 프로그램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없기를 기원했다. 며칠 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첫 질문자로 민식 군의 부모가 등장했을 때도 다소 의아한 점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4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들고 나오자 민주당의 한 의원은 뜬금없이 민식이법을 운운하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살인자'로 몰고 갔다. 나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확신했다. '좌파가 또 시작했구나.'

민식 군의 엄마 초희 씨도 "우리 아이들을 협상 카드로 쓰지 말라, 꼭 사과받을 것"이라며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울부짖었다. 그렇다면 한국당은 진짜로 선거법·공수처법 저지를 위해 민식이법을 인질로 잡을 것일까? 결론은 아니다. 한국당은 199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지만, 실제로는 여야 쟁점 사안인 5개 법안만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민식이법을 비롯한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된 4개 법안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라고 애초에 못을 박았다. 다만 199개 법안 모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이유는 여당이 꼼수를 부려 안건 순서를 변경시켜 신청되지 않은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필리버스터 시작 전에 국회 문을 닫아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민식이법 등의 처리를 위해 제안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민식이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민식이법 통과를 바랐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본희의를 개최해 민식이법을 통과시키면 된다. 민주당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한국당이 아닌 자신들이 민식이법을 선거법·공수처법 처리를 위한 인질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민식 군의 엄마 초희 씨가 현재 무조건적으로 한국당만을 비판하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2014년 온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참사를 당시 야당이었던 현 집권 세력인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어떻게 이용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조만간 생각을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그들은 250명 고등학생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마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부러 자행한 것처럼 호도했고,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도구로 삼았다. 그 과정에서 흘러나왔던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더럽고 추잡한 이야기들은 현 집권 세력과 좌파들이 얼마나 '악랄한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그들의 비상식적이고 어거지 논리대로라면 민식이의 죽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현재 국정 총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아닐까?

대한민국의 대다수 정상적 사고를 하는 국민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등학생들과 민식 군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불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고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법안 통과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을 앞세운 현 집권 세력인 문재인 정권은 비극적인 죽음을 자신들의 전유물인 마냥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해왔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2017년 3월 10일 당시 대통령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現대통령)는 진도 팽목항 세월호 참사 분향소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다.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 이 짧은 문장이 의미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문재인 당시 후보는 아이들에게 대체 뭐가 고마웠을까?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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